[오늘과학] 콘도르가 시체 먹는 이유...2200년전 배설물로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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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파타고니아 북부 절벽에 서식하는 지구에서 가장 큰 맹금류인 안데스 콘도르의 역사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콘도르가 시체의 썩은 고기를 먹는 식습관이 과거 수 차례 화산 폭발로 서식지를 옮기면서 생겼다는 분석이다.
화산 폭발로 인해 오늘날 콘도르가 호흡기 기능에 문제를 갖게 됐을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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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파타고니아 북부 절벽에 서식하는 지구에서 가장 큰 맹금류인 안데스 콘도르의 역사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콘도르가 시체의 썩은 고기를 먹는 식습관이 과거 수 차례 화산 폭발로 서식지를 옮기면서 생겼다는 분석이다.
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캐나다 뉴펀들랜드메모리얼대 연구팀은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을 사용해 안데스 산맥 콘도르의 생태계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영국왕립학회지B’에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안데스 콘도르의 날개는 농구 선수 키보다 1미터 가량 더 길어 5.5km 상공까지 높이 날 수 있다. 눈처럼 하얀 깃탈을 휘날리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파타고니아 북부 절벽의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콘도르의 배설물 흔적을 발견했다. 최소 수백년 전부터 쌓여 길이가 수 미터에 달하는 이 더미는 콘도르 둥지를 둘러싸고 언덕 모양을 형성했다.
연구팀은 2014년 아르헨티나의 나후엘 후아피 국립공원의 절벽에 올라 이 더미를 깊이 파내 콘도르의 역사를 추적했다. 콘도르가 남긴 배설물의 화학적 동위원소와 DNA의 흔적을 찾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을 사용해 콘도르가 약 2200년 동안 그 둥지를 사용해 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둥지가 위치한 절벽 주변은 안데스 산맥의 남부 화산 지대 주변에 위치해 있는데 기원전 300년 경 이곳에서 4번에 화산 폭발이 발발했다. 이후 몇 세기 동안 3번의 화산 분화가 일어났다. 수 차례 화산 폭발로 인해 이곳은 콘도르 같은 새가 살기 적합하지 않은 환경으로 변했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 때문에 콘도르가 다른 곳에서 썩은 고기를 먹는 식습관을 기르게 됐다는 점이다. 화산 폭발로 인해 오늘날 콘도르가 호흡기 기능에 문제를 갖게 됐을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연구가 콘도르의 장기적인 서식지를 보호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한 매튜 두다 캐나다 퀸스대 교수는 “만약 콘도르가 1000년 간 화산 활동이 이뤄진 후에도 서식지로 돌아온다면 이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곳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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