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의무 여전한데…분양권 거래 '모락모락'
동대문구 16건·중구 12건 順
'떴다방 물건' 거래 많아
3일 찾은 서울 청량리역(동대문구) 일대는 입주를 앞둔 신축 아파트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차량이 분주히 드나들었고, 외벽 도색 작업이 마무리된 건물들의 모습에서 입주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일대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분양권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수요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분양·입주권 거래 건수는 44건으로, 2021년 1월 41건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구별로는 동대문구와 중구가 거래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동대문구는 지난달에만 16건의 매매가 이뤄졌고 중구는 12건으로 뒤를 이었다.
공사가 한창인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의 경우 지난달에만 13건의 분양권 거래가 이뤄졌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올해에만 약 3000가구 입주가 예상되면서 자연스럽게 분양권 거래도 활발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분양권 거래는 전매제한 규제 탓에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 1월 18건, 2월 11건, 3월 18건 등 20건을 넘기지 못했고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는 매달 거래량이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지난달 분양권 거래량이 반등한 것은 정부의 규제 완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분양권 거래는 양도세율이 높은 탓에 규제 완화에도 선뜻 매수에 나서기 힘들다. 그럼에도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시세보다 낮은 직거래나 분양 초기 당첨자로부터 사들인 분양권이 관외거래(일명 떴다방)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동대문구의 경우 16건의 분양권 거래 가운데 동대문구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를 통해 이뤄진 거래는 3건에 불과하다. 나머지 13건은 모두 직거래 또는 관외거래로 진행됐다.
동대문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양도세율이 워낙 높다 보니 공인중개사를 통해 매물을 내놓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분양권 양도세율은 당첨일 기준 1년 이상 지난 매물의 세율이 66%이고, 1년 이내 매물은 77%"라며 "분양권을 팔려는 사람이 상승 기간이나 하락 기간을 얼마나 거쳤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마피(마이너스피) 거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 속에서도 '실거주 의무'와 '양도세 완화' 규정 등이 여전히 국회에 묶여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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