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대응’ 카드 꺼낸 태영호…“가짜뉴스에 굴복하지 않겠다”

‘공천 대화’, ‘쪼개기 후원’ 등 강력 부인…“녹취록 유출자도 끝까지 색출”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일 국회에서 녹취 파문, 후원금 쪼개기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대통령실 공천 개입 녹취록' 유출 논란에 대해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는 공천 대화가 없었다"고 재차 해명했다. 또 불법녹음과 후원금 명단 유출 등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강력 대응도 예고했다.

태 최고위원은 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영호 죽이기에 의연하게 맞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MBC는 지난 1일 "이 수석이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한·일관계 옹호 발언을 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는 음성 녹취록을 공개했다. 또 노컷뉴스에선 태 최고위원이 지방선거 당시 '쪼개기 후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이날 제기했다.

태 최고위원은 가장 먼저 녹취록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보좌진 전체가 참석한 회의에서 제가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되었음에도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최고위원으로서의 활동 중심을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을 회의 참석자 중 누군가가 녹음해 불순한 의도로 유출한 것"이라며 "이 수석과는 최고위원 발언 방향이나 공천에 대해 그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쪼개기 후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강력 부인했다. 태 의원은 "후원금 모금과 관련해서는 단 하나의 오점 없이 당당하다"라며 "시·구의원들의 후원은 '쪼개기'에 해당하지도 않으며, 시·구의원들도 언론에 자발적으로 후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공천헌금이라는 오해를 피하고자 저는 오히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들이 낸 후원금을 반환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태영호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수 소액의 원칙에서 매해 1억5000만원의 후원금을 미달한 적이 없었고 수천 명의 후원자들은 제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전국에 계시는 소액 후원자들"이라며 "공무상 취득한 후원 정보가 아니고서야 알 수 없는 후원자 신원 자료까지 다 알고 명단까지 언론에 넘겼다는 것은 심각한 불법 행위이며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태 최고위원은 의원실 관련 억측은 물론, 녹취록 유출자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지금까지 저와 함께 일해 온 보좌진이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 제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국가의 중요한 기밀이나 정보를 다루는 국회에서 진행된 보좌진 내부 회의 내용을 불법 녹음하고 유출한 자는 수사를 통해 끝까지 색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저를 정치권에서 퇴출시키려는 음해성 정치공세와 막후 작전, 가짜 뉴스들은 더욱 많이 나올 것이고 태영호 죽이기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그러나 절대 굴복하지 않고, 꺾으면 꺾일지언정 굽히지는 않겠다. 때리면 때릴수록 더욱 강해지는 강철 같은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당 윤리위에 태 최고위원의 '녹취록 유출' 등 논란들을 기존 징계 절차가 개시된 사건들과 함께 심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대표는 이날 무역협회 간담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정확한 사실관계를 좀 더 파악해본 결과, 실제로 정무수석이 하지 않은 말을 한 것처럼 본인이 과장해서 표현하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켜서 당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됐다는 점에 대해 평가를 해야 하지 않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