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취재 20년, 전문기자의 분석…“이제 미국에 NO 못하는 상황 됐다”[경향시소]
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국빈’ 방문이라는 ‘형식’은 화려했지만 이를 통해 얻은 ‘내용’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당장의 성과 득실을 따지기 보다는 이번 방미의 ‘의미’를 먼저 확인하는게 향후 한국 외교의 미래를 살필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경향신문의 유튜브채널 ‘이런 경향’의 뉴스 해설 콘텐츠 ‘경향시소(시사 소믈리에)’에서는 정치부 외교안보전문기자 유신모기자로부터 이번 방미의 성과로 평가되는 ‘워싱턴 선언’과 ‘핵사용협의체’ 등이 갖고 있는 외교적 의미에 대해 살펴봅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등 외교 안보 문제를 오랫동안 취재해 온 유신모 기자는 이번 방미 결과에 대해 “국빈 방문이었던 만큼 외교적 형식은 굉장히 화려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성과의 득실을 얘기하기 전에 우리 국민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먼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합니다.
우선 확장억제와 워싱턴 선언에 대해서는 “핵 운용과 관련해 양자적(국가간 일대일) 조치를 취했다는 것은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것은 맞다”면서도 “자체 핵무장 관련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동북아 역내 NPT 탈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오히려 미국이 얻은 게 더 많아 보이는게 사실”이라고 분석합니다.
안보 관련 대미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 이번 방미의 핵심입니다. 유신모 전문기자는 “미국쪽으로 확 기울었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이 요구하는 사안에 대해 NO라고 말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고 분석합니다. 이번에 논의가 덜 된 IRA나 반도체과학법의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앞으로 추가될 미국의 요구에 대해서도 반대할 명분이 거의 없어졌다는 분석입니다. ‘가치 외교’를 명분으로 안보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인데, 이를 빌미로 경제적인 추가 희생 요구에도 “그건 어렵다”고 말할 공간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번 워싱턴 선언으로 핵전쟁 위협을 공식화한 것도 문제입니다. 이제 국제적으로도 한반도는 핵전쟁의 위협이 상존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위협이 실제적이라는 점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이제 한반도는 ‘핵위협’을 항상 머리에 이고 살 수밖에 없는 위험지역이 됐습니댜.
이 모든 것은 지난 30년 동안, 당사자 6국이 모여서 논의한 ‘6자회담’이 북핵 위기 해결에 실패했기 때문인데요. 방미 결과는 물론 한반도를 둘러 싼 향후 정세, 대한민국이 헤쳐나가야 할 외교 소용돌이에 대한 상세한 분석은 경향시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향시소(시사 소믈리에)는 매주 잘 익은 뉴스를 딱 맞게 골라 경향신문 담당 기자의 상세한 분석과 전망을 전해 드리는 경향신문의 유튜브 콘텐츠입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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