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2023] 이창용 총재 "예금, 더 이상 안정적 수단 아냐"

조성진 기자 2023. 5. 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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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너 세미나 패널 발언

(지디넷코리아=조성진 기자)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글로벌 리스크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예금은 안정적인 수단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선 올해 중반기 물가상승률 둔화를 예상하면서도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으로 언제든지 상황이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 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중 거버너 세미나 행사에서 패널로 참석해 “최근 금융스트레스가 대두되고 있다”며 “아시아 국가들은 금융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주목해야 할 부분은 예금이 더 이상 안정적인 자금조달원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미국 시그니처은행, 실리콘밸리은행이 각각 파산한 것을 시작으로 유럽 크레디트스위스가 UBS에 인수됐고 최근에도 퍼스트리퍼블릭이 JP모건 체이스에 인수되는 등 금융 스트레스가 확대되는 현상을 두고 발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한국의 경우, 디지털은행이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더 발달됐기 때문에 빠른 뱅크런에 대비해야 한다”며 “금융규제나 감독 체계에 있어서 긴급자금조원이나 예금에 대한 관리감독을 보다 탄탄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더 이상 글로벌 경제를 제한적인 시각에서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경제 성장률 역시 통화 빛 재정정책에 기대하기 보다는 각종 규제개혁이 동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금융스트레스가 국내 은행분야에 약간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미국의 고강도 통화정책(U.S tightening cycle)이 종점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경우 올해 중반기를 거쳐 물가 상승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여전히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미국은 지난해부터 금리를 175bp 연속으로 인상했는데 앞으로 미국의 통화정책은 지금까지 모습과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갈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도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스리믈야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

인도네시아 스리믈야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은 “오늘날 한 나라의 경기 충격은 필수적으로 이웃국가들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국가별 경제규모나 지역에 상관없이 모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자주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드라와티 재무장관은 “ADB는 아세안 지역 다자주의의 한 예시”라며 “참여국들이 각종 재원을 서로 협력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역시 ADB의 주주이자 차입국 입장으로써 다른 회원국과 개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며 “아세안 국가들의 협력 정신은 글로벌 위기 극복에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니르말라 시타라만 재무장관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팬데믹 기간동안 부채 수준이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며 “고부채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이웃국가들에게 돈을 빌릴 수 밖에 없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타라만 재무장관은 “공급측면의 제약상황.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역시 중앙은행 차원에서 금리 운용 조율이 필요하다”며 “취약부분에 대해 이웃국가들이 손을 잡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동남아시아의 많은 중소기업의 경우, 고금리 상황을 납득시키기 어렵다”며 “취약부분을 보호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자를 관리하기 위해 여러 기관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타라만 재무장관은 “인프라 기반 시설을 통한 고용창출이 선행되어야 하고 이를 통한 산업 견인 및 투자가 필요하다”며 “혁신적인 사고를 가지고 각국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자국 청년들이 솔루션을 낼 수 있도록 포용정책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독일 닐스 아넨 연방외무부장관, 인도네시아 스리믈야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 아사카와 마사츠구 ADB 총재, BBC 제이나브 바다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인도 니르말라 시타라만 재무장관 (사진= 한국은행)

이 밖에 독일 닐스 아넨 연방외무부장관은 “각 국가의 개발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제일 필요하지만 다자개발은행간 노력도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기후위기야 말로 가장 시급한 문제고 앞으로 지정학적 환경 리스크 대응에 대한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넨 연방외무부장관은 “글로벌 위기로 부터 영향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협력을 해야 한다”며 “수십년 전부터 민간재원 투입을 논의했으나 아직 큰 진전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사카와 마사츠구 ADB 총재는 “아세안 지역은 글로벌 밸류체인이 되며 최근 수십년간 경제규모가 급속히 성장했다”며 “하지만 지구촌 곳곳에서 필요한 각종 물품 등의 조달을 위해 거대한 생산기지가 되며 환경적인 희생을 동반했다”고 밝혔다.

마사츠구 ADB 총재는 “아세안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지역이 되어 더 잦은 기후변화를 겪고 있다”며 “기후친화적 무역상품과 서비스를 증진해야 하고 녹색기업 양성을 위해 적절한 규제와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성진 기자(csjjin2002@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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