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 유출·후원금 의혹' 태영호 "정치공세 린치에 굴복 안 해"

유승목 기자 2023. 5. 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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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취 파문' 등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05.03.

대통령실과 공천 문제가 거론된 녹취록이 유출돼 파문을 일으킨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최고위원 발언 방향이나 공천에 대해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사실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자신의 지역구 기초의원들에게서 쪼개기 정치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법적조치를 예고했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기간 제가 언급했던 4.3 관련 발언을 시작해 최고위원이 된 후에도 여러 역사적 평가와 관련한 발언이 있은 후 매일 사퇴하라는 정치적 공세와 '태영호 죽이기 집단 린치'가 각 방면으로 펼쳐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태 최고위원은 "녹취록 유출 건의 본질은 보좌진 전체가 참석한 회의에서 제가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됐음에도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최고위원으로서의 활동중심을 윤설열 정부 성공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참석자 중 누군가가 녹음해 불순한 의도로 유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MBC는 이진복 수석이 지난 3월 태 최고위원에게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한일관계 옹호 발언을 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보도했다. 이 녹취에서 태 최고위원은 "정무수석이 '민주당이 한일관계 가지고 대통령 공격하는 것을 최고위원회 쪽에서 한 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냐고 하더라'고 했다"며 "(이 수석이) 최고위원 있는 기간 마이크 잘 활용하면 공천 문제 그거 신경 쓸 필요도 없어라고 했다"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선 대통령실이 당무에 개입한 것 이라며 비판했다.

태 최고위원은 일각에서 녹취록 유출 배후로 전·현직 보좌진이 지목된 것에 대해서도 가짜뉴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어제 일부 유튜브에서 제 의원실에서 1년 반 전에 다른 의원실로 간 비서관, 그리고 현재 일하는 비서관을 불법 녹음유출과 연결하는 의혹까지 제기했다"며 "오늘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도 지난달에만 제 의원실 비서관 서너 명이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는 등 터무니없는 주장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인 스스로 다른 의원실로 옮겨 간 비서관은 오늘 기준으로 한 명 밖에 없다. 지금까지 저와 함께 일해온 보좌진이 너무나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라며 "의원실에 대한 음해와 비난 억측, 가짜뉴스에 대해 앞으로 법적 대응을 포함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녹취록 사태와 쪼개기 정치후원금 의혹에 대해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3.5.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태 최고위원은 이날 제기된 쪼개기 후원 의혹과 지방선거 공천 뒷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거듭 부인했다. 그는 "후원금 모금과 관련해 단 하나의 오점 없이 당당하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밝힌다"며 "시·구의원들의 후원은 쪼개기에 해당하지도 않고 이들도 언론에 자발적으로 후원한 것이라 밝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공천헌금이라는 오해를 피하고자 오히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들이 낸 후원금을 반환하기도 했다"며 "태영호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수 소액의 원칙에서 매해 1억5000만의 후원금을 미달한 적이 없었고 수천명의 후원자들은 제가 한번도 본적이 없는 전국에 계시는 소액 후원자들"이라고 강조했다.

태 최고위원은 녹취록과 후원정보 유출이 불법행위란 점에서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태 최고위원은 "국가의 중요한 기밀이나 정보를 다루는 국회에서 진행된 보좌진 내부 회의 내용을 불법 녹음하고 유출한 자는 수사를 통해 끝까지 색출할 것"이라며 "공무상 취득한 후원 정보가 아니고서야 알 수 없는 후원자 신원 자료까지 다 알고 명단까지 언론에 넘겼다는 것도 심각한 불법행위로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헀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을 향한 의혹을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단호히 대응에 나서겠단 뜻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정권은 제 핸드폰을 해킹하고, 지인들에게 피싱메일을 보내고, 페이스북 가짜 계정을 만들어 후원금을 갈취하고 (있다)"며 "지난주 종북 단체가 제 지역구 사무소를 무단 점거하는 사태도 벌어진 와중에 제 보좌진중 누가 내부회의 내용까지 불법 녹음해 유출시켜 정치공세에 악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저를 정치권에서 퇴출시키려는 음해성 정치공세와 막후 작전, 가짜뉴스들이 더욱 많이 나올 것이지만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며 "때리면 때릴수록 더욱 강해지는 강철같은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태 최고위원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당내에서도 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최고위원 거취나 향후 계획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오는 4일 당 최고위원회의 참석 여부 등을 묻는 기자들에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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