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 안돼” 해놓고···윤 정부 1주년 ‘자화자찬 자료집’
부동산시장 정상화·마약범죄 근절 부각
문재인 정부 비판···“이념화한 탈원전”
정부가 오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국정과제 30대 핵심 성과를 발표했다. 논란이 지속하고 있는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 동맹 강화 등을 주요 성과로 내세워 자화자찬했다. 원전 생태계 복원과 탄소중립 추진 성과 설명에는 “지난 정부의 이념화된 탈원전”을 지적하는 등 문재인 정부 비판이 곳곳에 담겼다.
정부는 3일 국무조정실·문화체육관광부 중심으로 만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복원의 1년, 국정과제 30대 핵심 성과’ 자료집을 공개했다. 120대 국정과제 가운데 “윤석열 정부만의 차별화된 변화상”을 보여주는 30개 핵심 과제들을 개혁·경제·사회·미래·외교안보 5개 분야로 추렸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복원’을 꼽았다. 정부는 “12년 만에 정상 셔틀외교를 복원했다”며 “방치됐던 강제징용(강제동원) 문제 관련 대승적 해법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일본의 피고기업 참여 없는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을 제시한 뒤 일본 정부가 ‘성의있는 호응’을 보이지 않아 야권과 시민사회, 학계 등에서 비판이 거센 현안이다.
한·미관계는 올해 동맹 70주년을 맞아 ‘글로벌 가치동맹’으로 재출발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말 미국을 국빈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국형 확장억제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며 핵심 성과로 소개했다. 확대·강화한 한·미 연합군사연습 ‘정상화’, 5년 만에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개도 기재했다. 미국 일변도 외교로 한반도 문제 주요 당사국인 중국·러시아 반발을 야기하고 북한과 ‘강 대 강’ 군사 대립으로 긴장을 고조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문재인 정부가 한·일, 한·미 관계를 악화시켰다는 평가도 담겼다. 정부는 “과거사 문제, 일본 수출규제, 노재팬·혐한 분위기 확산 등으로 (한·일) 양국 간 불신이 최고조에 달했으며 정부 간 교류 채널이 단절됐다”며 “글로벌 안보 위기 및 경제 블록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유명무실화된 한·미 연합연습 등으로 한·미 동맹이 급격하게 약화됐다”고 밝혔다.
국방의 경우 북한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한 킬체인·한국형 미사일 방어·대량응징보복의 ‘한국형 3축 체계’를 강화하고자 올해 관련 예산을 전년보다 10% 늘렸다고 밝혔다.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른 국가보훈처의 국가보훈부 승격도 성과로 제시됐다.
원전 등 에너지·환경 정책 성과를 소개하며 문재인 정부를 직접 겨냥했다. 정부는 원전 생태계 복원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지난 정부는 이념화한 탈원전 정책 추진으로 경제를 어렵게 하고 원전산업 생태계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실행력 있는 탄소중립’ 추진 성과와 관련해 “지난 정부는 산업 현장의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무리하게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해 산업 현장에 큰 부담을 줬다”며 “이념화한 탈원전을 위해 재생에너지 목표를 비현실적으로 설정했다”고 지적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재정 건전성 중시 기조를 확립하고 세금 부담을 완화하는 등 민간·기업·시장 중심 경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규제 지역을 대폭 줄이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완화하는 등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했다고 강조했다. 그간 “재정 건전성 급격히 악화” “국가의 과도한 세금 징수” “주택가격 급등기에 도입된 과도한 규제” 등이 문제였다며 전 정부 경제정책을 겨냥했다.
마약 등 중대 사회범죄 근절을 위한 노력도 부각했다. 마약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어느 순간부터 정부 당국의 방치로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에게도 마약이 널리 유포되는 등 심각한 범죄에 직면해 있다”고 전 정부 책임을 에둘러 지적했다. 보이스피싱·스토킹 범죄 처벌 강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마련도 성과로 소개됐다.
정부는 오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에 맞춰 120대 전체 국정과제 성과 자료집도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실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용산 스태프한테 뭐를 했고 하는 자화자찬의 취임 1주년은 절대 안 된다고 해놨다”며 “여러분과 맥주나 한잔하면서 얘기하는 기자 간담회면 모르겠는데 무슨 성과 이래 가지고 자료를 쫙 주고서 잘난 척하는 그런 행사는 국민들 앞에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바람을 담은 여러 국정과제를 추진해왔다”며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진행 상황을 객관적으로 정리해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려드리고자 자료집을 출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역대 정부가 늘 해온 당연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빗속에 모인 시민들···‘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촉구 대규모 집회
- 트럼프에 올라탄 머스크의 ‘우주 질주’…인류에게 약일까 독일까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나도 있다”…‘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 흔드는 경쟁자들
- 제주 제2공항 수천 필지 들여다보니…짙게 드리워진 투기의 그림자
- 말로는 탈북자 위한다며…‘북 가족 송금’은 수사해놓고 왜 나 몰라라
- 경기 안산 6층 상가 건물서 화재…모텔 투숙객 등 52명 구조
- [산업이지]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지스타에서 읽은 트렌드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10)“이재명 방탄? 민주당은 항상 민생이 최우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