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도 친환경적일 수 있다"…무르익는 SK지오센트릭의 꿈

최경민 기자 2023. 5. 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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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은 가장 친환경적인 소재가 될 수 있다."

폐플라스틱이 순환경제 생태계에 들어온다면 '쓰레기'가 아닌 '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비전이 담긴 말이다.

특히 플라스틱은 녹는점이 유리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재활용을 할 때 경제적·환경적으로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게 플라스틱이라는 점을 나 사장이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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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사진 오른쪽)과 다니엘 솔로미타(Daniel Solomita) 루프 CEO(최고경영자)가 온라인 화상연결로 진행된 체결식에서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했다. /사진=SK지오센트릭

"플라스틱은 가장 친환경적인 소재가 될 수 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의 지론이다. 폐플라스틱이 순환경제 생태계에 들어온다면 '쓰레기'가 아닌 '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비전이 담긴 말이다.

실제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폐플라스틱 재자원화율의 경우 90%에 육박할 정도다. 특히 플라스틱은 녹는점이 유리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재활용 과정에서 탄소를 비교적 적게 배출할 수 있다. 재활용을 할 때 경제적·환경적으로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게 플라스틱이라는 점을 나 사장이 강조한 것이다.

이런 나 사장의 '폐플라스틱 자원화'에 대한 야심이 담긴 게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인 SK지오센트릭의 울산 ARC(Advacned Recycle Cluster)다. 열분해, 폴리프로필렌(PP) 추출, 해중합까지 화학적 재활용 과정이 모두 진행되는 곳이다. 올 11월쯤 착공에 들어가 2025년 완공할 예정이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해 1월 미국의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와 울산 ARC에 PP 추출 공장을 설립키로 합의했다. 자동차 내장재, 가전제품, 휴대폰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 폐플라스틱에서 오염물질, 냄새, 색을 제거한 초고순도 재생 PP를 뽑아내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영국 플라스틱에너지와 울산 ARC 내에 열분해유 공장을 만들기로 했다. 오염된 플라스틱과 비닐 등을 모아 300~800도 고열에 가열해 일종의 '원유'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SK지오센트릭은 연 10만톤의 열분해유 후처리 공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미 글로벌 기업들에게 50% 가량 선판매가 가시화됐을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그리고 3일 캐나다의 루프와 플라스틱 해중합 관련 합작법인 설립 계약(JVA)을 체결했다. 울산 ARC 내에 해중합 재활용 공장을 만드는 것이 골자다. 해중합은 폴리에스터 섬유, 유색 페트(PET) 등에서 플라스틱을 이루는 큰 분자의 중합을 해체시켜 플라스틱 기초 원료 물질로 되돌리는 기술이다. 의류, 원단, 현수막 등을 고품질 재생수지로 다시 재활용하는 게 가능하다.

이로써 SK지오센트릭은 PP 추출, 열분해, 해중합 등 울산ARC의 모든 화학적 재활용 라인업을 구축했다. 단순 페트병을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서서 자동차 대시보드, 폐비닐, 그리고 의류까지 종합적으로 플라스틱을 재자원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것에 의미가 있다.

해외 진출도 노린다. 루프와는 2030년까지 아시아에서 최소 3개 이상의 해중합 공장을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프랑스의 수에즈와는 2027년까지 연간 7만톤 규모의 재활용 공장을 현지에 만들기로 했다. 나 사장은 지난달 중국에서 진행된 '차이나플라스'에서 기자와 만나 "버려지고 있는 중국의 플라스틱들이 아깝다. 오래 걸리겠지만, 여기서 (사업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 사장은 이날 루프와 협업 사실을 알리며 "재활용 공장 건설 구체화는 물론 세계 최고의 리사이클링 소재 기업이라는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며 "글로벌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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