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금금리, 시중은행에 '역전'...예금 감소 '우려'

김남이 기자 2023. 5. 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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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저축은행의 금리를 넘어서는 '금리역전'이 나타났다.

채권 등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모두 예금리가 하락했지만 저축은행이 더 가파르게 떨어졌다.

문제는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떨어지자 자금 이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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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저축은행의 금리를 넘어서는 '금리역전'이 나타났다. 돈 굴릴 곳을 잃은 저축은행에서 예금금리가 빠르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금리가 역전되자 저축은행에서 예금이 이탈하는 조짐도 감지된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저축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62%로 시중은행 정기예금(3.68%)보다 0.06%포인트(p) 낮게 집계됐다. 은행간 수신금리 경쟁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9월 이후 정기예금 금리 역전은 6개월 만이다.

통상적으로 시중은행보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가 더 높다. 안정성 면에서 규모 큰 시중은행을 저축은행이 당해낼 수 없는 만큼 높은 금리를 앞세워 예금을 유치하기 때문이다. 올해 1월까지만해도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1.05%p 높았다.

하지만 2개월 만에 상황은 역전됐다. 채권 등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모두 예금리가 하락했지만 저축은행이 더 가파르게 떨어졌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2.08%p하락했다. 같은기간 시중은행의 하락폭(0.95%p)보다 2배 큰 수준이다.

금리역전 상황에도 저축은행이 예금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높은 금리를 주고 예금을 유치해도 돈을 굴릴 곳이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부실 우려가 높아지면서 신규 대출이 쉽지 않고, 높은 금리 영향으로 개인대출마저 감소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의 여신 규모는 올해 초 115조6000억원에서 지난 3월 113조1570억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지난해 수신 경쟁으로 인한 이자비용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 중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올해 1분기 600억원 안팎의 순손실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저축은행 전체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떨어지자 자금 이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말 저축은행 업계의 수신잔액은 116조710억원으로 올해 1월과 비교해 4조714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6월이후 최저 수준이다.

수신 이탈 분위기를 타계하고자 저축은행 업계는 최근 4%대 정기예금을 다시 내놓으며 예금을 유치하고 있다. 이날 기준 저축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9%까지 다시 높아졌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여신규모 축소 전략에 따라 수신규모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축소를 진행 중"이라며 "지난해 4분기 급격한 예금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을 감안해 시중은행과 유사한 수준으로 예금금리를 운용 중"이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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