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덕연이 조작" "나도 피해자"...주가폭락 사태 속 수혜자는?

윤성훈 2023. 5. 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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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벌어진 주가 폭락 사태와 주가조작 의혹을 둘러싸고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투자자부터 주가 폭락의 배후로 의심받는 투자자문업체 라덕연 대표까지 모두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상황인데요,

그렇다면 각각의 입장은 무엇인지, 그렇다면 수혜를 본 사람은 누구인지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사회1부 윤성훈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주가 폭락에 얽혔던 종목들은 아직도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요?

[기자]

주가 폭락가 폭락한 8개 종목들은 지난 24일부터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다가 지난 28일 반짝 반등했습니다.

이번 사태의 충격을 털어내는 듯 보였지만, 어제 다올투자증권을 제외한 7개 종목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는데요.

오늘도 대부분 종목들은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삼천리와 다올투자증권을 제외한 6개 종목은 낙폭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전날보다 떨어진 주가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를 두고 라덕연 대표 일당의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데요?

[기자]

네, YTN이 라 대표와 함께 일을 했다고 밝힌 직원과 통화했는데요,

이 직원은 서로 주식을 사고팔면서 가격을 띄우는 통정매매가 이뤄졌다고 인정했습니다.

라 대표가 이미 2020년부터 불법 투자 사실을 숨기려 한 정황도 함께 포착됐는데요,

라 대표가 운영하던 투자자문업체들이 법인 등기상 사업 목적에서 투자 자문과 관련한 부분은 모두 삭제해버린 건데요,

라 대표 자신도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이사로만 이름을 올리고, 대신, 측근들을 대표로 내세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며 불법 투자 사실을 숨기려 한 정황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김경율 /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 법인 등기부 등본상 사업 목적을 지우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본인의 명의는 빠지고 또 한 사람의 소위 바지를 들여놨다는 것은 이 이후에 있을 불법적인 투자, 그로부터 야기될 수 있는 사법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회피하기 위한.]

[앵커]

주가 폭락의 책임도 라 대표에게 있다고 의심할 수 있을까요?

[기자]

우선 폭락이 이어진 8개 종목을 보면, 모두 라덕연 대표가 투자한 종목들입니다.

다만, 라 대표는 자신도 이번 폭락으로 500억 원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불법 일임 매매와 피해자 동의 없이 신용 매수 등을 진행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폭락의 책임은 다른 데로 돌렸는데요.

바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입니다.

김익래 회장이 블록딜을 통해 다우데이타 주식을 매각한 뒤 2거래일 만에 키움증권이 반대매매를 일으키면서 주가 폭락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또, 이 과정에서 공매도 세력이 개입한 것도 석연치 않다며 블록딜 매수자와 공매도 계좌주가 누구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김 회장과 키움증권 측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김익래 회장과 키움증권 측은 다우데이타 주식 매도는 적법하게 이뤄졌고 주가조작 세력과 연계된 사실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또, 주식을 팔아치운 뒤 공교롭게 시점이 맞물리며 주가가 폭락한 거라고 주장합니다.

라 대표가 근거 없이 허위 사실을 유포한다며 강하게 비판하는데요,

이에 따라, 어제 라 대표를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앵커]

라 대표 주장만으론 김 회장과 상관없는 다른 종목의 주가가 하락한 건 설명이 되지 않는데요?

[기자]

네, 라 대표는 공매도 세력 역시 주가 폭락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라 대표가 투자해 주가가 급락한 8개 종목 가운데 5개 종목은 '코스피200' 지수에 해당하지 않아 공매도가 불가능합니다.

일각에선 제3의 세력이 개입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원석 검찰총장도 오늘 주가조작에 가담한 세력과 부당이익으로 수혜를 본 이들을 철저히 색출하고 엄중하게 처벌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더는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며 많은 투자자에게 대규모 피해를 준 불공정거래 범죄에 대해 관계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또, 피해자라던 가수 임창정 씨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기자]

네, 앞서 임창정 씨는 60억 원대 피해를 입었다고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임창정 씨도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며 공범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 임 씨가 투자자 유치 행사에서 투자자들의 호응을 유도하며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하는 녹취가 공개됐습니다.

[임창정 / 가수 : "근데 저 XX한테 돈을 맡겨. 이게 종교야.

너 잘하고 있어! 왜냐하면 내 돈을 가져간 저 XX 대단한 거야. 맞아 안 맞아. (맞아요.) 당신들은 돈 벌 것이야. 당신들 돈 벌어."]

한 달 만에 단기간 수익이 날 거라는 식으로 확신을 심는 듯한 발언도 합니다.

[임창정 / 가수 : 너 다음 달 말까지, 한 달 딱 줄 거야. 수익률 원하는 만큼 안 주면 내가 다 이거 해산시킬 거야. XXX들아. 맞아요, 안 맞아요? (맞아요.)]

임 씨 측은 당시 모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오해될 만한 발언을 한 건 사실이지만, 투자를 부추긴 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를 보면,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담자인지, 경계가 모호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네, 서로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이번 폭락 사태 책임에 있어선 선을 긋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주식을 서로 사고팔면서 주가를 띄웠고, 이를 알고도 투자했다면 가담자로 볼 수 있습니다.

라 대표 측 관계자 한 명은 YTN 취재진에게 투자했던 사람들은 전반적인 내용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말했습니다.

투자가 이뤄지기 전 어떤 방식으로 투자가 진행되는지 전반적인 구조를 설명했다는 겁니다.

이 말이 맞는다면 당사자들 주장처럼 마냥 순수한 피해자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라 대표를 고소한 이들은 주식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대신 맡아준다고 하니 그러려니 하고 맡겼다는 입장입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역시 피해자들이 투자 구조를 잘 알지 못했다고 설명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폭락 사태에서 도대체 누가 수혜를 봤다고 할 수 있는 걸까요?

[기자]

우선 라 대표를 통해 투자했던 천여 명이 주가 폭락으로 자산 손실을 봤습니다.

동의 없는 신용매수가 이뤄져 투자 원금에 더해 빚까지 떠안게 된 이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라 대표 역시 폭락으로 500억 원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김익래 회장이 폭락 전 지분 매각으로 600억 원대 차익을 거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라 대표는 김 회장이 상속 전 시가총액이 낮아지면서 증여세 절세의 효과를 거뒀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시 라 대표로 돌아가 보면, 결국은 비싼 값에 주식을 팔아야 이익이 생기는 거니까 언제든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면 폭락 사태가 불가피했던 것 아닐까요?

[기자]

YTN과의 통화에서 라 대표는 장기간 주식을 보유할 계획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신 상속 과정에서 기업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면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습니다.

라 대표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라덕연 / 투자자문사 대표 : 만약에 얘네가 승계 과정이 생긴다면 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고, 그러면 건물 팔아서 배당 좀 해줘 그럼 내가 너한테 경영권을 줄게 이런 걸 할 수가 있고.

이어, 승계기업이나 연기금에 주식을 매각하려는 등의 출구 전략을 계획한 적이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라 대표의 주장에 대해 개연성과 설득력이 없다며 평가절하하고 있습니다.

우선 라 대표가 주식을 보유한 기업들은 경영권 분쟁이 표면화됐던 곳들이 아니라는 겁니다.

또, 라 대표의 투자 방식인 신용매수의 경우 금리 부담이 상당한데 장기간 보유하려 했다는 건 사후 합리화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결국 이번 사태와 관련한 수많은 의혹들을 밝히는 과제는 수사당국으로 넘어가겠죠?

[기자]

네, 금융위원회와 검찰이 합동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습니다.

최근 라 대표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하고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도 차액결제거래와 관련한 키움증권에 대해 본격적인 검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미 수많은 의혹이 양산됐고, 피해자 규모도 매우 큰 만큼, 합동수사팀이 주가조작 의혹 피의자들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수사 초점은 크게 두 가지에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인위적인 조작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누가 개입했느냐를 따져볼 것으로 보입니다.

또, 폭락 사태의 원인은 무엇이고 이 과정에서 불법성이 있는지도 밝혀야 할 과제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YTN 윤성훈 (ysh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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