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세사기 '건축왕' 재판 난항…피해자들만 발동동(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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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100억원대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된 60대 건축업자, 이른바 '건축왕'의 두번째 재판도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났다.
3일 인천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오기두)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사기, 부동산실명법 위반,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A(62)씨 측은 "혐의를 부인한다"고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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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100억원대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된 60대 건축업자, 이른바 '건축왕'의 두번째 재판도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났다.
3일 인천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오기두)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사기, 부동산실명법 위반,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A(62)씨 측은 "혐의를 부인한다"고 재차 밝혔다.
A씨 측은 지난달 5일 열린 첫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사기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으면 공인중개사법 위반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부동산실명법 위반죄는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A씨의 변호인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 중 피해자들의 고소장과 진술조서, 수사보고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한 뒤 사실관계가 드러나면 동의하는 것으로 변경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사실관계가 복잡하거나 진술 신빙성이 떨어진다면 피해자들이 직접 증언해야겠지만 그런 사항이 아니라 증인신문은 무의미하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A씨의 변호인은 "직접심리주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게 적정 수준의 증인신문은 이뤄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오 부장판사는 추후 기일에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지난 첫 재판 때 A씨와 함께 기소된 공범 9명 중 일부는 아직 검찰 기록을 검토하지 못해 다음 기일에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공범 2명의 변호인은 "확보한 증거기록 양이 너무 많아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공소사실 의견과 증거 동의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결국 이날 재판은 법률적 쟁점을 정리하지 못한 채 별다른 진전 없이 마무리됐다.
다음 공판기일을 정하기 전 오 부장판사는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위원장에게 대표 발언할 기회를 제공했다.
안상미 대책위원장은 "사망자가 3명으로 늘었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2명까지 총 5명의 피해자가 나왔다"면서 "시간 끌기를 하지 말고 재판을 빨리 끝내달라"고 호소했다.
또 "저희 피해자들 모두 일도 못 하고 이 자리에 나왔다"며 "각자 피해 진술한 내용이 사실이고, 피해자들은 증언할 시간이 없다"고 성토했다.
오 부장판사는 다음 재판을 22일 오전에 열기로 했다.
앞서 대책위는 이날 재판 시작 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축왕 일당의 엄벌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주범뿐만 아니라 공인중개사, 바지임대인 등 공범들도 모두 구속 수사해달라"면서 "이들 일당에게 범죄조직단체죄를 적용해 은닉재산을 몰수 추징해달라"고 주장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같은해 7월까지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자신이 소유한 공동주택의 임차인 161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약 125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 2009년부터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원 등 타인 명의를 빌려 토지를 매입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종합건설업체를 통해 소규모 아파트, 빌라 등 주택을 직접 건축했다.
그는 준공 대출금 등으로 건축 비용을 충당하고, 전세보증금으로 대출이자 및 직원 급여 등을 충당하는 과정을 반복해 2700여채에 달하는 주택을 보유했다.
이어 공인중개사(보조원)들을 고용하고, 해당 공인중개사들 명의로 5~7개의 공인중개사무소를 개설·운영하며 자기 소유 주택에 대한 중개를 전담하도록 했다.
지난 2월 기준 A씨가 소유한 주택 중 총 690세대가 경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rub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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