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L vs BUY'...롤러코스터 에코프로비엠, 불붙는 고평가 논쟁

오정은 기자 2023. 5. 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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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견을 매도(SELL)로 추가 하향한다. "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냉정한 의견이 나왔다. 연초 급등 뒤 한 차례 주가 조정을 받은 가운데 또 한 번의 주가 고평가 논쟁이 재점화됐다.

3일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은 전일대비 1만7500원(6.55%) 내린 24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비엠 모회사로 연초 주가가 폭등한 에코프로도 8.73% 급락 마감했다.
"전 세계 2차전지 업종 주식 가운데 가장 고평가"
전일 1분기 실적 발표 후 이날 증권가에는 에코프로비엠 분석 리포트가 쏟아졌다. 유진투자증권이 투자의견을 매도(Reduce)로 하향했고 유안타증권, 삼성증권도 보유(HOLD)로 투자의견을 내렸다. 한화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영증권 키움증권 DS증권은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했고, 하이투자증권은 보유(HOLD) 의견을 유지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2030년까지의 예상 성장이 반영된 상태"라며 "2030년까지 에코프로비엠의 성장이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가정해도 20만원 이상의 주가는 고평가"라고 분석했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의 기업가치는 2030년 삼원계 양극재(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 생산능력이 100만톤에 달한다고 가정한 것이다. 100만톤의 양극재 중 전기차용은 84만톤, 비전기차용이 16만톤으로 2030년 미국, 유럽 시장에서 모두 삼원계 배터리를 사용한다고 보고 에코프로비엠의 시장점유율을 34~41% 수준으로 추정한 것이다.

한 연구원은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지만 국내외 업체, 유럽과 일본 양극체 업체들의 증설 경쟁 상황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현 주가는 과열 국면이며 '매도' 의견을 낸다고 밝혔다.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한 삼성증권도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1월 초 대비 3배 오른 주가의 단기 급등은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수혜 효과와 대규모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현 주가는 2027~2030년 실적이 선반영된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이제 에코프로비엠은 전세계 2차전지 셀(배터리) 소재 업종에서 가장 높은 멀티플(주가 배수)을 적용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주가 조정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상승 여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단기 급등한 만큼 현 시점에서는 조정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가 고평가, 시간이 해결해줄 것...매수 추천"
단기 급등한 주가에 대한 경고 외에도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견해도 나왔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목표가를 오히려 상향 조정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IRA 시행령 발표 이후 에코프로비엠의 원재료 소싱 역량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며 "올해 원재료값 하향 안정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고객사의 신차 출시와 양극재 설비 증설 효과가 더해지며 높은 외형(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긍정적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34만원으로 상향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은 단기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레벨) 부담이 크다"면서도 "주가가 단기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가파른 성장률, 수직계열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등을 감안하면 현재의 주가 고평가 부담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한화투자증권도 목표가를 31만원으로 올렸다. 그는 "주가가 단기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중장기 성장성에는 변함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31만5500원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4월10일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4월10일부터 전일(5월2일)까지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을 1161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도 1934억원의 순매도를 누적했다. 반면 개인이 4059억원의 순매수로 주가 하락기에도 매수 흐름을 이어갔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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