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발언에 후원금쪼개기 의혹까지…태영호 중징계 수순

이지용 기자(sepiros@mk.co.kr), 김희래 기자(raykim@mk.co.kr) 2023. 5. 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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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관련 의혹 합쳐 윤리위 심사”
태영호 회견열고 “악의적 보도” 항변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공천녹취록’ 파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후원금 쪼개기’ 의혹까지 휘말리면서 중징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당내 금기사항인 ‘대통령실 당무개입’ 논란에 불을 지피고 도덕성까지 치명타를 입힌 격이 됐기 때문이다. 태 위원은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당 안팎 분위기는 여전히 싸늘하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3일 태영호 최고위원의 음성 녹취 유출·쪼개기후원금 등의 논란과 관련해 중앙당 윤리위원회에 징계 절차가 개시된 기존의 다른 사건들과 병합해 심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언론공지를 통해 “김기현 당 대표는 심각한 우려를 표함과 동시에 당원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윤리위원회에서 함께 병합해 판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여러가지 설화와 의혹까지 병합해 처분하는 것은 사실상의 중징계 수순으로 해석된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녹취록 사태와 쪼개기 정치후원금 의혹에 대해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3.5.3 [김호영기자]
태 최고위원은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내년 총선의 공천 이야기를 나눴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을 빚었다. 현재 당 윤리위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주 4·3사건과 관련해 “김일성 일가의 지시”라고 주장한 발언 등에 대한 징계를 논의 중이다. 당초 태 위원의 제주 4·3발언 등이 불거진 초기만 해도 당 지도부는 이 사안에 대해 엄중처벌까지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 였지만 대통령실 ‘공천개입’ 논란까지 확대되면서 태세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 한 관계자는 “제주 발언이야 김재원 최고위원이랑 비슷한 수준인데 이번엔 용산(대통령실)과 공천이라는 가장 중요한 금기영역 두 가지를 모두 밟아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은 본인의 지역구에서 당선된 기초의원들로부터 정치후원금을 받으면서 이른바 명의를 숨기기 위한 ‘쪼개기’ 수법까지 동원했다는 의혹까지 한 언론에서 제기된 상태다.

태 위원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해 해명에 나섰다. 그는 다시 한번 이진복 정무수석과 대화에서 ‘공천’관련 발언은 일체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후원금과 관련해 “시·구의원들의 후원은 ‘쪼개기’에 해당하지도 않으며, 시·구의원들도 언론에 자발적으로 후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공천헌금이라는 오해를 피하고자 저는 오히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들이 낸 후원금을 반환하기도 했다”며 “악의적인 왜곡보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런 강한 의혹 부인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에선 당원권 정지 등 ‘중징계’가 거론된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 논란 자체가 윤리위의 징계 결과나 양형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공천 관여 파동까지 나온 어처구니없는 자중지란으로 그 중 두 사람(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은 양정의 차이는 있겠지만 중징계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런 가운데 태 최고위원과 함께 징계가 검토 중인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해 당내서 징계반대 움직임까지 일어나 당 지도부가 골머리를 앓게 됐다. 송세달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과 ‘김재원 최고위원 징계반대 국민모임’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심히 싸워 온 김 최고위원을 징계하면 누가 좌파 진영과 맞서 싸우겠나”라며 당원 2만1725명이 서명한 김 최고위원 징계 반대 서명서를 당에 제출했다. 송 전 부의장은 작년 대구 동·남구 보궐선거 당시 출마한 김 최고위원 지지를 선언했던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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