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총수, '기시다 방한' 계기 日재계와 한달반 만에 대면

김응열 2023. 5. 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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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총리, 7일부터 1박2일 방한…日기업인 동행
경제인 간담회 예고…국내 6개 경제단체장도 참석
미래기금, 인재교류, 공급망 및 산업 협력 등 논의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이 7~8일 방한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일본 기업인들과 다시 대면한다. 이 자리엔 국내 6개 주요 경제단체장도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기업인들은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양국 간 인적 교류, 첨단산업 분야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댈 것으로 관측된다.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각 사)
기시다 총리 답방…韓·日 재계 한달 반만에 재회

3일 재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와 일본 재계는 오는 7일부터 1박2일간 한국에 머문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과 국내 경제인들이 방일한 지 약 한 달 반만의 답방이다. 양자 회담을 위한 일본 총리의 방한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서울 방문 이후 12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의 세부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재계 핵심 관계자들을 발언을 종합하면 주한 일본대사관이 기시다 총리와 한국 경제인간 간담회 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한·일 기업인들이 합동 참석하는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은 예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만일 BRT가 열린다면 윤 대통령의 방일 때처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공동으로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전경련은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 체제 이후 윤 대통령의 방일·방미 등 해외 일정에서 경제사절단을 마련하는 등 국내외 경제인들 간 만남을 연달아 주관해왔다.

지난 3월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확대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오른쪽) 일본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의 이번 방한은 실무 방문 형식을 띤다. 윤 대통령의 방일과 같이 격을 맞춰 오는 만큼 당시와 비슷한 규모로 기업인들이 모일 공산이 크다. 3월 당시 우리 측에선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034730)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003550)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들을 비롯해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과 전경련 회장단,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까지 12명이, 일본 측에서는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과 게이단렌 부회장,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 등 11명이 모인 바 있다.

글로벌 공급망 협력 및 미래기금 구체적 사업 논의 가능성

이번에 한·일 재계 인사가 모이면 3월 방일 당시 의견을 나눈 △글로벌 공급망 구축 협력 △한·일 간 인적교류 활성화 △제3국 공동 진출 확대 △신산업 협력 등 안건의 후속조치 등을 평가하고 후속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양국 재계가 공동 마련하기로 한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의 구체적 운용에 관해서도 얘기도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에 기반해 마련된 이 기금은 전경련과 게이단렌의 공동사업에 쓰인다. 두 기관은 정치·경제·문화 등 다방면에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을 위한 연구·사업에 기금을 쓰기로 합의한 상황이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아직 미정인데, 이번 방한을 계기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아울러 양측이 상호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복원 결정을 하면서 양국의 산업 협력 방안에 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24일 일본을 화이트리스트 대상으로 복원했고, 나흘 뒤인 28일에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로 재지정하기 위한 공식절차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관련 보복조치로 이듬해 7월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핵심 소재 3가지의 한국 수출을 규제한 바 있다. 우리 기업은 공급망 다변화로 일본산 소재·부품·장비 의존도를 낮췄으나 화이트리스트 복원 이후 실제 협력으로 이어지면 글로벌 공급망을 더 강화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의 이번 방문에 한·일 경제인들이 모이는 행사가 준비되는 만큼 국내 5대 그룹 총수가 참석할 수 있다”며 “셔틀외교 복원이라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양국 재계가 모인 자리에서 새로운 안건보다는 3월 방일 때 논의한 안건을 두고 추가적인 얘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응열 (keynew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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