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반도체 자립… 인피니언, 獨 7.3조 투자

전혜인 2023. 5. 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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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시스템반도체 세계 3강의 한 축인 인피니언이 독일에 수조원 단위의 반도체 제조공장을 짓는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이 역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 지원을 앞세운 반도체 지원법(이하 EU 반도체법) 시행에 합의한 데 이어 유럽 현지에서 직접 반도체를 생산하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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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월별 매출 규모. SIA 제공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세계 3강의 한 축인 인피니언이 독일에 수조원 단위의 반도체 제조공장을 짓는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이 역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 지원을 앞세운 반도체 지원법(이하 EU 반도체법) 시행에 합의한 데 이어 유럽 현지에서 직접 반도체를 생산하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중심이었던 유럽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직접 생산에 뛰어들면서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미국·EU·대만과 한국 업체들 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2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신규 반도체공장인 '스마트 파워 팹' 착공식을 했다. 인피니언은 독일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으로,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이자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빅3'로 꼽힌다.

이번 공장은 인피니언이 드레스덴에 짓는 네 번째 반도체 공장으로, 총투자 금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50억유로(약 7조3000억원)에 이른다. 이 공장은 2026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주로 전기차를 구동하고 재생에너지 생산을 개선하는 전력반도체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지난달 타결된 반도체법에 따라 10억유로(약 1조4700억원)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지난달 18일 아시아와 미국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역내 반도체산업 육성에 430억유로(63조4000억원)를 지원하는 반도체법 시행에 합의한 바 있다. 이는 현재 9% 수준인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30년까지 2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유럽은 인피니언을 비롯해 차량용 반도체 세계 1위인 NXP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릭스 등 유서 깊은 반도체 기업들이 대거 있지만 대부분이 설계에 집중하는 팹리스 업체들이 많다. 이들 업체들은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지역 업체에 생산을 맡기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유럽 업체들도 자체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착공식에서 아시아의 지정학적 위험이 가중되고 있는 점을 강조하면서, "유럽 내 반도체 대량생산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마이크로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 등 반도체 투자에 대한 지원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도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가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를 인용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 3월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398억3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0.3% 늘었다.

월별 반도체 매출이 전월 대비 상승한 것은 작년 5월 이후 10개월만이다. 지역별로는 유럽 시장이 전월 대비 2.7% 오른 46억달러로 상승 폭이 가장 높았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도 106억7000만달러로 전월보다 2.6% 늘었다.

존 뉴퍼 SIA 회장은 "올해 1분기 반도체 판매는 거시경제 역풍과 경기 순환의 영향으로 인해 계속 감소했으나, 3월 들어 거의 1년 만에 처음으로 월별 판매가 증가했다"며 "향후 몇 달 동안 반등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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