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맛있는 삼겹살 찾아라 8개국 국가대표 돼지 떴다 [떴다! 기자평가단]
한국인의 솔푸드로 꼽히는 '삼겹살'.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삼겹살은 20만9000t이었다. 같은 기간 수입된 삼겹살 공급 물량은 15만5000t이다. 한 해 동안 37만t 이상의 삼겹살이 국내에서 유통된 것이다.
한돈을 제외하고 수입육 삼겹살의 원산지를 따져보면 꽤 흥미롭다. 지난해 삼겹살 수입량 1위는 스페인으로 전체 수입 비중의 28%를 차지했다. 기존 1위 국가는 유럽 최대 돈육 생산국인 독일이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이어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해 선두 자리를 뺏겼다. 스페인의 뒤를 이은 국가는 네덜란드(18%)였다. 그다음은 덴마크(4%), 브라질(3%), 칠레(12%), 프랑스(5%) 등이 이었다.
우리에게는 축구 강국으로 알려져 있는 이들 나라와 '삼겹살 월드컵'이 벌어지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한다. 육류에서 지방을 선호하는 우리와는 달리 유럽이나 미국 등 해외 지역에서는 지방 햠량이 낮은 돼지 안심, 등심, 뒷다리살 등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들 나라에서 소비되지 않는 삼겹살이 우리나라에서는 최고의 솔푸드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업계에서 추산한 수치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삼겹살 소비 가능량은 연 7.2㎏. 1인분을 200g으로 봤을 때 매달 3인분의 삼겹살을 먹는다. 주방이 아닌 식탁 위에 불판을 올려놓는 상차림 문화는 한국이 유일하고, 삼겹살용 불판은 2000여 종에 달한다.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부위 삼겹살은 영어로도 'Samgyeupsal'로 표기된다.
SSG닷컴은 축구 강국의 삼겹살 대결을 콘셉트로 하는 행사를 오는 9월까지 진행한다. 한국을 포함해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덴마크, 프랑스, 스페인, 칠레, 브라질 등 총 8개국의 삼겹살로 대결을 붙이는 것이다.
2인분(400g) 한 팩 구성으로 1인분씩 원산지별 삼겹살을 비교하고 시식할 수 있도록 했다. 6월 중순까지 8강전이 펼쳐지고, 8월 중순까지 4강이 치러진다. 우승국은 9월 중순에 발표된다. 고객 리뷰 수로 우승국을 정한다.
그래서 이번엔 기자평가단이 한발 빠르게 '글로벌 삼겹 대첩'의 우승국을 꼽아봤다. 기자평가단 4인은 과연 어느 나라에 트로피를 안겨줬을까. 익숙한 한국산 한돈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4인 모두 다른 나라를 골랐다. 최재원 기자는 '프랑스', 김규식 기자는 '칠레', 정슬기 기자는 '한국', 송경은 기자는 '브라질' 삼겹살을 1위로 꼽았다. 1위는 아니었지만 눈에 띄는 맛으로 젓가락질을 한 번 더 하게 만든 다크호스 국가로는 덴마크, 브라질, 스페인, 한국이 꼽혔다. 1위와 다크호스로 중복해서 꼽힌 나라를 보면 한국과 브라질이 각각 두 번 호명돼 유력한 우승국으로 점쳐졌다.
우리나라 삼겹살인 한돈은 '내가 아는 맛'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부담이 없다는 평이다. 한돈을 1위로 꼽은 정 기자는 "지방이 적절한 한돈은 우리가 아는 익숙한 삼겹살 맛"이라며 "밍밍하다기보다는 삼겹살스러운 강한 삼겹살 맛이 나는 한돈에 한 표"라고 밝혔다. 송 기자도 "국내산 돼지고기에 익숙한 입맛이라 그런지 삼겹살 하면 떠오르는 그 맛 그대로"라며 "다른 국가 삼겹살보다 육즙에서 고소한 맛이 많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최 기자도 "지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편이다. 바싹 구웠을 때 바삭한 느낌이 좋다"고 평했다. 김 기자도 "맛으로는 한국 삼겹살이 가장 좋았다"고 강조했다.
한돈을 제외하고 유력한 우승국으로 압축된 브라질산은 남미 지역 최대 곡물 생산지라는 특성답게 양질의 사료를 먹여 지방과 살코기 비율이 우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브라질은 비교적 최근 삼겹살을 한국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브라질산을 1위로 꼽은 송 기자는 "브라질 삼겹살은 소고기의 마블링처럼 살 중간중간에 비계가 고루 분포돼 있어 씹기에도 부드럽고 느끼함 없이 담백한 편"이라고 했다. 다크호스로 브라질을 꼽은 김 기자도 "한국산 돈육과 가장 맛이 유사한 편이고 육향이 좋다"며 "육질이 한국산이나 칠레산보다 부드러운 편으로 대중적인 맛을 낸다"고 설명했다. 정 기자도 "브라질산과 한국산 사이에 맛이 큰 차이가 없다"고 평했다.
프랑스 삼겹살은 옥수수 사료를 먹고 자란 돼지를 원육으로 고소한 맛이 진하다고 한다. 독일산보다는 오스트리아산 돈육과 스펙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랑스 삼겹살을 1위로 꼽은 최 기자는 "냉동 삼겹살인데도 매우 부드럽고 고소하다"고 평했다. 송 기자도 "지방 함량이 적은 편이고 담백한 맛이 난다"고 덧붙였다. 다만 송 기자는 "얇게 썰린 부분은 익으면서 질겨져 식감에선 다소 아쉬웠다"고 밝혔고, 정 기자도 "프랑스산이 지방이 덜한 편이고 우리가 흔히 먹던 삼겹살과 맛이 조금 달라서 낯설었다"고 말했다.
칠레 삼겹살은 한국과 가장 기후가 유사해 한돈과 비슷한 맛을 지녔다고 한다. 칠레는 한국으로 수출을 시작한 지 가장 오래된 국가 중 한 곳으로 급랭 기술이 뛰어나 냉동 삼겹살 전문점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삼겹살이다. 칠레산을 1위로 꼽은 김 기자는 "한돈이 입에 익숙하다"면서도 "유통 과정이 길었던 것을 감안하면 칠레 삼겹살에 가장 높은 평점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기자는 이어 "고소한 맛과 육질이 밸런스가 좋다. 육향도 적당해 무난하게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기자는 칠레산을 두고 "대학생 시절 학교 앞에서 먹던 냉동 삼겹살 맛이다. 아주 고급스러운 맛은 아니지만 익숙하게느껴진다"며 "파무침과도 잘 어우러진다"고 말했다. 최 기자도 "지방이 많은 편이지만, 부드러움이나 고기향이 전반적으로 무난하다"고 밝혔다.
덴마크산은 북유럽 기후의 영향으로 다른 유럽 국가보다 기온이 낮아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이다. 가성비 상품으로 꼽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대패 삼겹살 전문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산을 다크호스로 꼽은 최 기자는 "돼지 비린내가 전혀 없고, 부드럽다"면서 "북유럽인 덴마크에서 돼지고기가 들어오는 줄도 몰랐는데 맛이나 육질이 괜찮았다"고 놀라워했다.
[홍성용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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