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신흥국보다 저평가…코리아디스카운트 여전
국내 증시 PER 1위 에코프로…510배 달해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코스피200 종목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보다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 주가 대비 주당 순자산 비율인 주가순자산비율(PBR) 또한 평균 1배가 안 돼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도 못 미쳤다.
3일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결산 재무제표를 반영해 코스피 시장의 투자지표를 전날 종가 기준으로 산출한 결과 코스피200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1.3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재무제표를 반영한 작년 5월(9.8배) 대비 소폭 오른 값이지만, 23개 선진국 전체 평균(17.9배)은 물론 24개 신흥국 평균(12.5배)보다도 못한 수치다.
코스피 전체 PER은 1년 전 11.1배에서 13.3배로 소폭 높아졌다. PER은 시가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것이다. 이 수치는 시가총액 감소 대비 순익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코스피 시가총액은 이달 2일 기준 1917억원으로 1년 전(2028억원)보다 5.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82조원에서 144조원으로 20.9% 줄어들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급격한 주가 하락 이후 저가매수세 유입과 상대적으로 큰 순익 감소 영향으로 PER은 소폭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PER은 운송(3.2배), 은행(4.1배), 철강(6.3배), 보험(6.5배) 업종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헬스케어(61.5배)와 미디어·엔터테인먼트(59.6배)는 높은 PER을 나타냈다.
종목별로 PER은 HMM(1.0배), 우리금융지주(2.8배), 기업은행(3.0배) 등이 저평가 상태인 반면 에코프로(510.1배), 포스코퓨처엠(219.4배), 하이브(213.4배) 등은 고평가됐다.
코스피200 기업의 PBR은 0.9배로 주가 수준이 청산가치를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3개 선진국 전체 평균 PBR(2.9배)과 24개 신흥국 평균(1.6배)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국(4.2배)과 중국·일본(1.4배), 대만(2.2배), 태국(1.9배)과 비교해도 모두 낮다.
코스피 PBR은 지난해 1.1배에서 올해 1.0배로 낮아져 간신히 청산가치를 지켰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 상장사의 자본총계가 2021년 1885조원에서 작년 1992조원으로 5.7% 증가했지만, 주가는 하락해 PBR이 낮아졌다"고 전했다.
업종별 PBR은 은행과 증권, 유틸리티가 각각 0.4배, 철강이 0.5배로 낮았다. 반면 헬스케어(3.7배), 기계장비(2.0배), 미디어·엔터테인먼트(2.0배) 등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종목별 PBR을 보면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각 0.3배)이 순자산 대비 주가가 낮았고, 에코프로비엠(19.1배), 에코프로(14.4배), 포스코퓨처엠(10.5배) 등 2차전지 관련 종목이 주가가 높았다.
코스피200의 배당수익률은 2.2%로 선진국(2.2%) 수준이었지만 신흥국(3.2%)보다는 못했다.
코스피 전체 상장사의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전년 1.8%에서 2.0%로 상승했다. 이들의 배당총액은 37조700억원으로 2021년(37조5000억원)과 비슷했지만 시가총액이 감소하면서 배당수익률이 올라간 것이다.
업종별 배당수익률은 은행(6.4%), 방송통신(5.0%), 보험(4.2%), 증권(4.0%) 순으로 높았다. 헬스케어(0.3%), 기계장비(0.4%), 미디어·엔터테인먼트(0.5%) 업종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종목별로는 우리금융지주(9.6%), 기업은행(9.5%), 하나금융지주(8.0%), S-Oil(7.4%), SK텔레콤(7.0%), KT(6.5%), 삼성화재(6.1%) 등 순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PER은 8.1배, PBR은 1.1배를 기록했다. 배당수익률은 2.2%로 코스피 평균을 웃돌았다.
한수연 (papyru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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