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보호자가 되다, ‘토리와 로키타’[MK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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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확장되니, 경계는 무너진다.
벨기에의 한 도시에 있는 보호시설에서 살아가는 열한 살 토리와 열여섯 살 로키타는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난민이다.
로키타가 체류증을 발급받으려면 당국으로부터 토리의 누나로 인정받아야 한다.
더불어 "모든 관객들이 '토리와 로키타'와 친구가 됐으면 좋겠다. 두 외국인 아이들의 고결한 우정을 보면서, 외국인을 겁내지 말고 적이 아닌 친구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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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확장되니, 경계는 무너진다. 경계심을 낮추고, 불편한 마음 한 켠을 내려놓는 순간, 오롯이 빠져들게 된다. 누구도 원하지 않았을지 모르나, 남매가 되려는, 반드시 되어야만 하는, 두 난민 청소년의 우정, 그 고결함에 대하여.
올해의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이자, 칸영화제 역사상 최초 75주년 특별기념상을 수상작, ‘토리와 로키타’(감독 다르덴 형제)가 베일을 벗었다.
다르덴 형제는 그동안 작품들을 통해 소외 계층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사회적인 도덕성에 대한 고찰, 이와 관련한 화두를 던져왔다. 이번 작품도 다르지 않다.
벨기에의 한 도시에 있는 보호시설에서 살아가는 열한 살 토리와 열여섯 살 로키타는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난민이다. 남매처럼 붙어 다니는 둘은 사실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이다. 토리는 체류증이 있지만, 로키타는 없다. 로키타가 체류증을 발급받으려면 당국으로부터 토리의 누나로 인정받아야 한다.
서로를 지켜주고 싶은 토리와 로키타. 이들은 서로에게 보호자가 되어주며 함께 살아가고 살아남기 위해 위험을 온 몸으로 맞선다. 결국 마약 범죄에도 휘말린다.
장 피에르 다르덴은 “수많은 미성년자 아이들이 유럽으로 넘어오게 되면서 알게 모르게 사라져버린다는 기사를 읽었다. 현대 사회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때까지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이야기를 해보자고 생각했고 두 아이의 우정을 그리고자 했다”며 작품 연출의 계기를 밝혔다. 두 아이의 우정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시나리오를 썼단다.
그는 “우리가 그리는 캐릭터들은 항상 사회에서 벗어났거나 숨어 있는 사람들”이라며 “그 사람들을 계속 작품 중심에 넣다 보니 이 사람들이 오히려 우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깊은 애정을 보였다.
더불어 “모든 관객들이 ‘토리와 로키타’와 친구가 됐으면 좋겠다. 두 외국인 아이들의 고결한 우정을 보면서, 외국인을 겁내지 말고 적이 아닌 친구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 거머쥔 벨기에 출신의 글로벌 거장 감독 장-피에르·뤽 다르덴 형제는 이번에도 유럽 사회에 뿌리를 못 내리고 표류하는 난민의 불안한 삶을 사실적으로, 다큐멘터리처럼 담아낸다. 덤덤한 그 조명이 더욱 더 강렬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감동 걸작 ‘토리와 로키타’는 오는 10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89분.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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