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OCI그룹 부당 내부거래 제재 절차 착수

혐의 입증될 경우 200억원대 과징금 부과 전망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OCI그룹 계열사들의 부당 내부거래 혐의와 관련해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OCI그룹 내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향후 전원회의에서 혐의가 입증될 경우 최대 280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SGC솔루션(옛 삼광글라스)과 SGC에너지에 계열사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상태다.

생활유리 제조 기업인 SGC에너지와 친환경 종합에너지 기업 SGC솔루션은 공정거래법상 OCI 기업집단에 속해 있다. 그러나 OCI그룹은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그의 삼촌인 이복영 SGC에너지 회장, 이화영 유니드 회장 등이 각자의 분야를 독립 경영하고 있다. SGC에너지와 SGC솔루션은 이복영 회장이 지배하는 회사다.

SGC솔루션은 SGC에너지의 100% 자회사이며, SGC에너지는 이복영 회장(10.30)과 그의 장남 이우성 SGC이테크건설 부사장(19.23%), 차남 이원준 전 SCG솔루션 전무(17.71%), 유니드(5.58%), SGC이테크건설(3.19%) 등 오너 일가 특수관계인들이 지분 56.91%를 보유 중이다.

공정위 심사보고서에는 SGC에너지가 SGC솔루션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내용이 담겼다. SGC솔루션은 2017년 SGC에너지로부터 유연탄을 공급하는 사업을 낙찰받았다. 이 계약을 통해 SGC에너지는 SGC솔루션으로부터 691억원 규모의 유연탄을 공급받았다.

공정위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 전원회의를 통해 최종 제재 수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핵심 쟁점은 SGC에너지가 SGC솔루션에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양사간 계약은 지명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입찰 조건 등이 경쟁사보다 SGC솔루션에 유리하게 설계됐다면 부당 내부거래가 성립된다.

만일 이 과정에서 이복영 회장 일가의 사익편취까지 입증될 경우 직전 3개 사업연도 평균 매출액의 10%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SGC솔루션의 2017년 전후 연 매출이 2800억원대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280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는 셈이다.

공정위는 앞서 2020년 말 OCI그룹 내 복수의 계열사를 사익편취 감시 대상에 포함했다. 공정위 제재를 앞두고 있는 SGC에너지와 SGC솔루션 외에 SGC디벨롭먼트와 SGC이테크건설, 유니드글로벌상사 등도 내부거래 규모와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SGC디벨롭먼트와 SGC이테크건설은 이복영 회장이 지배하는 회사다. SGC디벨롭먼트는 SGC에너지의 100% 자회사이며, SGC이테크건설은 이복영 회장(5.86%)과 이우성 부사장(5.29%). SGC에너지(31.58%),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42.73%를 소유하고 있다.

유니드글로벌상사는 이화영 회장(64.29)과 그의 아들 이우일 유니드 총괄부사장(35.71%)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