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내년 입시부터 문과생도 의대 간다? “사실상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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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등학교 2학년생이 치를 2025학년도 대입에서 서울 주요 대학들이 자연·공학·의학계열 학과 지원 시 수능 선택과목 제한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문과생의 의대 진학이 가능해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말 그럴까? 실제 각 대학의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분석 결과 대다수 의대에서 문과생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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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등학교 2학년생이 치를 2025학년도 대입에서 서울 주요 대학들이 자연·공학·의학계열 학과 지원 시 수능 선택과목 제한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문과생의 의대 진학이 가능해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말 그럴까? 실제 각 대학의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분석 결과 대다수 의대에서 문과생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①의대 74%, 미적분·기하나 과탐 응시 안하면 ‘지원 불가’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지난 26일 발표한 전국 4년제 대학 196곳의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보면, 수능 선택과목과 관계 없이 자연·공학·의학계열에 지원 가능하도록 한 대학은 총 146곳이다. 2024학년도 대입에서는 129개 대학에서 17개 대학이 추가됐다. 그동안 상당수 상위권 대학은 자연계열 지원 때 수학 미적분·기하나 과학탐구(과탐)를 반드시 응시하도록 해 문과생의 지원을 막는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이런 제한을 없앤 대학이 늘어난 것이다. 이를 두고 문과생들의 ‘이과침공’이 가능해졌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문과생이 주로 진학하는 인문·사회계열에 이과생이 지원하는 ‘문과침공’을 역으로 빗댄 말이다.
하지만 문과생의 이공계 진입 장벽이 허물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의대만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종로학원이 3일 전국 39개 의대의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의 세부 내용을 분석한 결과, 29곳(74%)은 여전히 수능에서 수학 미적분·기하나 과탐에 응시해야 지원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서울대·가톨릭대·경북대 등 23개 대학 의대는 수학 미적분·기하와 과탐을 모두 응시해야 지원할 수 있고, 고려대·을지대·영남대 등 6개 대학 의대는 과탐을 필수로 응시해야 한다. 문과생은 수능에서 주로 수학 확률과 통계, 사회탐구(사탐)에 응시하기 때문에, 사실상 의대 지원은 불가능하다.
②필수 과목 없앤 곳도 이과생에 최대 10% ‘가산점’
나머지 의대 10곳(26%)도 필수 응시과목 제한은 폐지했지만 수학 미적분·기하를 응시하거나 과탐을 응시한 학생에게 3∼10% 수준의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성균관대·연세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 의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순천향대는 수학 미적분·기하와 과탐을 응시하면 각각 10%씩 가산점을 준다. 이를 두고 문과생에 대한 ‘이중의 불이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과생은 수능 수학 과목 중 확률과 통계에, 이과생은 미적분이나 기하에 주로 응시하는데 똑같이 전체 문항을 다 맞추더라도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면 미적분·기하를 택할 때보다 표준점수에서 뒤처진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이과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사실상 문과생의 진입을 차단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가산점까지 주면 구조적으로 극복 불가능한 점수 차이가 벌어진다”며 “문과생 입장에서는 의대 원서를 내는 게 이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의대의 경우 자연계열과 인문계열 모집 인원을 따로 두는데, 자연계열 모집에서는 과탐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반면 인문계열 모집에서는 별다른 우대나 제한이 없다. 전국 39개 의대 중 필수 응시 과목 제한이나 이과생 가산점에 가로막히지 않고 지원 가능한 유일한 대학인 셈이다. 다만 인문계열 모집 인원은 8명으로 자연계열 50명에 견줘 소수다. 이는 전국 의대 정시 일반전형 선발 인원(1089명)의 0.73%, 수시·정시 선발 인원(3016명)의 0.27%에 그친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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