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은 트레이드 재영입’ 과감한 투자하고도 씁쓸한 페퍼의 오프시즌···승자는 도로공사
여자배구 세터 이고은(28)이 일주일도 안돼 유니폼을 두 번 갈아입었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최하위 탈출에 기대감이 부풀었던 페퍼저축은행이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중 하나를 품고도 웃지 못할 상황과 마주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일 “한국도로공사에 미들블로커 최가은(22)과 2023~2024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이고은과 2023~2024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6일 전 FA 보상선수로 도로공사로 이적한 이고은의 재영입이 핵심인 트레이드다.
이고은은 2013~2014시즌 신인드래프트를 거쳐 도로공사에 입단했고, FA가 된 지난해 3월 세터 보강이 필요한 페퍼저축은행의 러브콜을 받아 이적했다. 지난 시즌 페퍼저축은행의 주전 세터로 활약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페퍼저축은행은 FA 공격수 박정아를 영입하면서 짠 보호선수 명단에서 이고은을 제외했다. 도로공사가 이고은을 선택하면서, 이고은은 1년 만에 도로공사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됐다.
흔히 ‘세터 놀음’이라는 배구에서 주전 세터를 보호선수에서 뺀 페퍼저축은행의 결정에 대해 의문부호가 많았다. 게다가 페퍼저축은행에는 당장 이고은을 대체할 만한 세터 자원도 없다. ‘대형 실수’임이 드러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페퍼저축은행은 일주일도 안돼 더 큰 출혈을 감수하면서 이고은을 재영입하기에 이르렀다. 페퍼저축은행은 세터 자원이 좋은 도로공사 팀 상황을 고려해 유망주를 집중적으로 지키려는 보호선수 전략을 짰다. 결과적으로는 다음 시즌 핵심 전력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허를 찔린 페퍼저축은행은 곧바로 세터 전력 보강에 나섰다. 그러면서 이고은 카드로 트레이드 시장에 나선 도로공사와 다시 연결이 됐다. 페퍼저축은행은 팀 상황을 잘 아는 주전 세터를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페퍼저축은행은 이고은을 재영입하면서 창단 당시 특별지명해 지난 시즌 주축 미들블로커로 자리매김한 최가은에 새 시즌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까지 내줬다.
당장의 세터 고민은 피하게 됐지만 신생팀으로 가뜩이나 부족한 선수 구성 가운데 힘들게 키운 유망주를 어이없게 떠나보내게 됐다. 최가은을 잃은 전력 공백 역시 마땅한 대안이 없다. 지난 시즌 각종 부상으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 몽골 출신 미들블로커 기대주 염어르헝의 성장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승자는 도로공사다. FA 시장에서 우승의 핵심멤버였던 박정아와 정대영(GS칼텍스)을 떠나보낸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FA 보상선수 지명에서 예상치 못한 행운을 잡았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우승을 이끈 세터 이윤정에 안예림이라는 준수한 세터 라인을 보유하고도 상대 ‘실수’를 잘 파고들었다.
도로공사는 이번 트레이드로 정대영이 떠난 미들블로커 공백을 2001년생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진 최가은으로 채웠다. 여기에 2022~2023시즌 최하위로 1순위 지명이 유력한 페퍼저축은행의 다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챙겼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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