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세계 반도체 매출, 10개월 만에 반등…"바닥 시그널" 점증

반도체 가격 하락도 멈출 듯…마이크론, 가격 인하 중단 선언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혹한기를 겪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 반등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3월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10개월 만에 늘었다.

글로벌 메모리 1위인 삼성전자(005930)가 감산에 동참하면서 반도체 가격도 바닥에 접근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메모리 가격 인하를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1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1195억 달러(약 160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직전 분기보다 8.7% 줄었다고 밝혔다.

다만 3월 매출은 2월보다 0.3% 늘었다. 반도체 시장 매출이 전월 대비 증가한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지역별로는 유럽(2.7%)과 아시아·태평양/기타(2.6%), 중국(1.2%) 등에서 전월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일본(-1.1%)과 미주(-3.5%)에서는 감소했다.

존 노이퍼(John Neuffer) SIA 사장 겸 CEO는 "1분기 반도체 매출은 시장 순환과 거시경제 역풍으로 하락을 이어갔지만 3월 매출은 거의 1년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증가했다"며 "이에 앞으로 몇 달 동안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가격도 바닥에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각 유통사에 D램과 낸드 가격을 더 이상 인하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2분기에도 공격적인 감산이 진행되는 만큼 가격을 더욱 내려 재고를 처리해야 할 만큼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000660)와 마이크론 등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감산 동참에 나선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최대 고객사인 미국 빅테크(정보기술 대기업)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올해 1분기 실적을 낸 것 역시 긍정적 신호다.

마이크로소프트(MS) 1분기 매출은 시장 전망치를 웃돈 528억6000만달러(약 71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증가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한 697억9000만달러(약 93조원)를 기록했다. 아마존도 전년 동기 9% 증가한 1274억달러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공급량 조정보다 IT 수요 회복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라며 "통상 스마트폰, PC 등 전방수요가 '상저하고'인 만큼 빅테크들의 실적 회복을 통한 하반기 메모리 가격 반등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