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윤관석·이성만 의원 자진 탈당···여전히 걱정 남은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3일 자진 탈당을 선언했다. 검찰이 지난달 12일 두 의원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인 지 3주 만이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사태를 정리했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은 내년 총선을 앞둔 민주당에 불안요소로 남는다.
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등 지도부에게 탈당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두 의원에게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끝까지 같이 못 하는 데 대해 미안하다. 결단에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두 의원은 자신들을 향한 수사를 ‘검찰의 정치 공세’로 규정했다. 윤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녹취록의 일방적 정황에만 의존한 정치 검찰의 야당 탄압, 기획 수사”라며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 명예를 되찾아 반드시 민주당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최고위 직후 “선당후사의 정신을 갖고 윤 의원과 함께 탈당하고 법적 투쟁으로 진실을 밝혀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사태 발생 원인 중 하나는 검찰의 정치 공세인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전날 이 대표와 식사를 함께하며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결단해달라”는 요청을 고심 끝에 받아들였다고 한다. 당내에서는 총선을 1년여 앞두고 돈봉투 사건이 터지자 두 의원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당 지도부는 두 의원이 탈당을 거부하면 출당 조치를 단행할 뜻을 시사했다. 두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를 앞두고 결국 탈당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두 의원의 결단으로 한시름 놓게 됐다. 특히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고비마다 사태를 정리해왔다. 이 대표는 지난달 17일 돈봉투 사태에 대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고, 돈봉투 의혹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에게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 송 전 대표가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한 다음에는 윤·이 의원에게 탈당을 직간접적으로 권유했다.
다만 검찰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 민주당에 2차 고비가 올 수도 있다. 특히 당 지도부는 돈봉투 사건에 연루된 다른 의원들의 명단이 나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새로운 명단이 나온다면 또다시 탈당 권유·출당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전체 돈봉투 명단을 파악하기 위한 당내 자체 진상조사 요구도 거세질 수 있다.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다면 당은 새로운 곤경에 처하게 된다. 두 의원은 체포동의안 제출을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체포동의안을 부결한다면 비리 혐의를 비호했다는 비판이 거세진다. 가결한다면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때와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민주당은 지난 2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 제출을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부결시킨 바 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수사 문제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윤·이 의원 탈당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녹취록 문제는 어떻게 돼 가나. 명백한 범죄 행위로 보이는데. 원래 의무적 수사 사항이라고 하던데”라고 맞받았다. 검찰이 민주당 돈봉투 의혹은 수사하지만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공천 개입 의혹은 수사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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