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선거?”…‘친중 애국자’만 출마하는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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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지 3년여 만에 시민의 참여를 대폭 축소하는 선거제 개편이 마무리 중이다.
차기 입법회도 친중 진영으로만 채워지게 되자 많은 홍콩인은 일찌감치 입법회 선거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
이어 지난해 5월 치러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는 중국 측이 낙점한 존 리 후보가 단독 출마해 선거위원회 정원 대비 94%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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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진영 “분명한 퇴보…‘예스맨’으로 채워질 것”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지 3년여 만에 시민의 참여를 대폭 축소하는 선거제 개편이 마무리 중이다. 홍콩 시민들의 보통 선거권 요구가 묵살된 것은 물론, 중국이 원하는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의 모습을 완성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 2일 홍콩 구의회에선 직선 의원 수를 대폭 감축하는 내용의 구의회 선거 개편안이 발표됐다. 홍콩 구의원 선거는 4년마다 치러지며 2019년 11월 선거 때는 선출직 452석(94%), 당연직 27석 등 479석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개편안은 선출직을 88석으로 대폭 감축하고 대신 정부 임명직 179석, 친중 진영 2490명으로 구성된 지역 위원회 3곳(구위원회·소방위원회·범죄수사위원회)이 선출하는 176석으로 구성된다. 또 27석은 지역 대표들이 채운다. 이렇게 되면 전체 의석 중 약 19%만이 유권자에 의해 뽑힌다.
게다가 각 구의회 의장은 정부 관리가 맡도록 했다.
개편안이 입법회를 통과하면 11월 말께 차기 구의원 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다.
2019년 반정부 시위 도중 치러진 직전 구의원 선거는 민주화 요구 속 역대 가장 높은 71.2%의 투표율 속에서 민주당 등 범민주 진영이 392석을 차지했다.
이후 새롭게 뽑힌 구의원들과 정부 관리들 간 충돌이 이어졌다. 이에 홍콩 당국은 구의원들이 국가보안법을 위반하는 현수막을 내 걸 경우 회의장을 퇴장하라는 지시를 내려보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구의회 선거제 개편에 대해 "직선 의원 수가 많은 게 더 좋다는 데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반중 문제아들과 독립·폭력을 추구하는 이들이 구의회를 조종하고 마비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선거제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에서 2019년 범죄인 송환법안에 반대해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반년 넘게 거세게 이어지자 중국은 직접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해 2020년 6월 30일 시행했다. 이어 2021년 5월에는 '애국자'만 출마할 수 있도록 홍콩의 선거제 개편에 착수했다.
가장 큰 특징은 공직 선거 출마자격 심사위원회를 설치해 이를 통과한 이들만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실상 민주 진영 후보는 출마 자격을 얻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선거위원회(선거인단)의 기능을 강화해, 홍콩 행정수반인 행정장관을 뽑는 것에 더해 입법회(의회) 의원 다수를 뽑는 권한도 부여했다. 간선제가 확대된 것이다.
이후 2021년 12월에는 입법회 선거가 실시됐는데 민주 진영의 불참 속 30.2%라는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체 90석 중 89석을 친중 진영이 독차지했다.
차기 입법회도 친중 진영으로만 채워지게 되자 많은 홍콩인은 일찌감치 입법회 선거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 항의를 뜻하는 ‘백지투표’가 3141표로 4년 전 선거 때의 922표보다 3배 이상 늘어났으며, 무효표는 4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직선 의원 수가 줄어들고 친중 진영이 장악하면서 입법회는 정부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어 지난해 5월 치러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는 중국 측이 낙점한 존 리 후보가 단독 출마해 선거위원회 정원 대비 94%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친중 진영이 장악한 선거위원회의 간접 선거로 치러진 이른바 ‘체육관 선거’는 투표율 97.74% 속 3시간도 안 돼 끝났다.
재적 과반(751표 이상)을 득표해야 당선되는데, 당시 유효표 1424표를 기준으로 리 후보의 득표율은 99.4%였다.
마옥 홍콩중문대 교수는 "개편안은 선출 기관으로서 구의회의 종말을 고한다"며 "행정기관의 확장이나 자문기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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