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만은 제발”…부분 파업 첫날 엄마들 ‘발동동’

김양혁 기자 2023. 5. 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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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파업 뉴스를 계속 보고 있는데 소아청소년과는 선생님들도 적어서 힘든데 파업하지 말라고 해주세요. 다른 과에서 하시면 안 되나요."

5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는 그는 "오늘 아들이 퇴원 수속을 밟는다"면서도 "소아청소년과는 파업에 동참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의료계의 파업 예고에도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보는 병원 대부분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정상진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한 레지던트는 "현재까지 파업하는 사람은 없다"며 "소아청소년과가 (파업을)하면 큰일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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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부분파업 첫날, 엄마들 파업 소식에 불안
“파업해도 다른 과에서 하면 되지 않나”
오는 17일 총파업 동참시 의료대란 불가피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염현아 기자

“요즘 파업 뉴스를 계속 보고 있는데 소아청소년과는 선생님들도 적어서 힘든데 파업하지 말라고 해주세요. 다른 과에서 하시면 안 되나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A씨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5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는 그는 “오늘 아들이 퇴원 수속을 밟는다”면서도 “소아청소년과는 파업에 동참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의사와 간호조무사를 주축으로 한 의료단체는 간호법 제정에 반대해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간호조무사는 개인 연차를 소진하는 연가투쟁 방식으로, 개별 병의원 의사는 오후부터 진료 시간을 단축하는 식으로 참여한다. 참여 목표 인원은 간호조무사협회 소속 인원 1만명, 의사를 포함한 다른 직군까지 총 2만명이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염현아 기자

의료단체 파업에 따라 소아청소년과 진료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닌지 노심초사하는 부모들이 많았다. 전반적으로 소아청소년과가 줄어드면서 아이를 데리고 찾아갈 병원이 마땅치 않은데, 파업까지 더해지면 진료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연재해보다 아이가 아픈 게 가장 무섭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아이와 함께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향하던 한 엄마는 “파업하면 안 된다. 대학병원이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4세 아이와 병원을 찾은 또 다른 부모는 “파업한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도 “평소에는 한 시간도 기다렸는데 오늘은 좀 나은 편”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의료계의 파업 예고에도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보는 병원 대부분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정상진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한 레지던트는 “현재까지 파업하는 사람은 없다”며 “소아청소년과가 (파업을)하면 큰일 난다”고 말했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염현아 기자

조선비즈가 이날 서울과 경기 수도권 내 소아청소년과 병원 15곳의 진료 계획을 확인한 결과, 모두 “평소와 다름없이 진료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보건의료단체 파업 동참에 대해서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소아청소년과는 파업과 무관하게 이미 과부하 상태였다. 병원들은 “이미 진료 환자가 많이 대기 중”이라며 “대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며 빠른 진료 접수를 재촉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병원 진료 보조 애플리케이션 ‘똑딱’으로 미리 확인하고 진료 신청을 하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똑딱은 집 근처 병원 위치와 병원별 대기자 수를 확인하고 미리 진료 신청도 할 수 있는 앱이다.

서울의 한 소아청소년과. /뉴스1

우려했던 ‘의료 대란’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아직 불씨는 남아있다. 의료단체가 오는 11일 2차 부분파업에 이어 17일 총파업을 예고하면서다. 부분파업은 대부분 진료 시간 단축으로 진행돼 제한적이지만, 총파업 진행 시 진료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서울 내 한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명확한 지침을 주면 따를 생각”이라며 “(간호법은)기본적으로 부당하기 그지없는 법이기 때문에 폐기 투쟁에 동참할 것이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단체 13곳은 간호법이 한 직역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보건의료인의 업무범위를 침탈하고, 체계 붕괴를 야기할 수 있는 법안이라고 반대한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와 같은 보건의료인력 가운데 간호사만을 우선시하는 법안이라는 것이다. 의협은 또 간호법으로 간호사가 의사 지도 없이 단독 의료 행위를 하거나 개원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날 부분 파업에 참여한 단체는 의협과 간호조무사협회, 방사선협회, 대한병원협회, 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임상병리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등 13개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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