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 적자전환… 작년에 좋았던 제지업계 ‘흔들’
무림도 2분기 이후 하락세 불가피
지난해 하반기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던 한솔제지가 올해 1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한솔과 함께 제지업계 양강인 무림P&P도 2분기부터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가운데 특수용지 수출이 늘고 펄프 가격이 오른 점이 성장 요인이었는데 올해 이 요인들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솔제지의 연결 기준 1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5610억원,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68.4% 감소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27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당기순손실은 1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52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늘었다.
무림P&P의 1분기 실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할 예정이지만 2분기 들어 수익성이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가 전망한 1분기 실적 예상치는 연결 기준 매출액 1955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 5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솔은 제조업 경기가 나빠지면서 포장 수요가 줄어 산업용지 매출이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수출 효자 노릇을 했던 감열지 등 특수지 사업도 원재료인 펄프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판매가격이 하락해 수익성이 둔화했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해 고점 대비 하락하면서 지난해와 같은 환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한솔제지의 수출 비중은 절반가량으로, 지난해 환율이 급등하면서 실적이 상승했다.
지난해 말 폭설로 장항공장 지붕이 무너져 일부 생산라인 가동이 멈춘 점도 크게 작용했다. 장항공장은 한솔제지 핵심 공장 중 한 곳으로 연간 생산량은 60만톤(t)에 달한다. 주로 인쇄용지와 특수용지 등을 생산한다. 멈춘 생산라인은 6월쯤 다시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초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한솔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3월 초 산업용지 판가를 10% 인상했다. 특수지도 원가율을 개선했고 일부 지역에서 수출가를 올렸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 하락으로 수요가 침체하고 있는 데다 원자재 가격 및 에너지 비용 등이 여전히 높은 상태라는 점에서 어려움이 극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림은 펄프 가격 하락 영향을 피해 가지 못할 전망이다.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 가격은 지난해 8월 t당 1030달러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12월까지 이 가격을 이어가다 올해 들어 하락하기 시작했다. 펄프 가격은 지난 1월 t당 970달러에서 매달 하락했고 지난달엔 t당 770달러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20%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급등세가 이어지면 지난해와 상반된 모습이다.
펄프 가격 급락은 공급 과다에 따른 수급 불균형 때문으로 분석된다. 흥국증권 분석에 따르면 브라질산 펄프 250만t과 칠레산 140만t이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시장에 나왔고, 우루과이산 100만t이 2분기 중에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앞으로 중국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북미, 유럽 수요가 늘면 하반기엔 다시 펄프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무림은 한솔과 달리 펄프를 직접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펄프 가격이 영업이익의 중요한 요소다. 펄프 가격이 t당 720달러 이상이면 흑자를 보는데, 올해 1분기 펄프 가격이 t당 1000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전년 대비 약화했다. 이에 따라 인쇄용지 부문도 지난해 수준보다 영업이익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간 실적은 매출액 7480억원, 영업이익 575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 1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는 펄프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에는 중국 중심의 수요 증가 여부에 따라 펄프 가격 반등 폭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무림은 올해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배터리 열폭주 막을 열쇠, 부부 교수 손에 달렸다
- 中 5세대 스텔스 전투기 공개… 韓 ‘보라매’와 맞붙는다
- “교류 원한다면 수영복 준비”… 미국서 열풍인 사우나 네트워킹
- [세종풍향계] “파견 온 공무원은 점퍼 안 줘요”…부처칸막이 없애겠다면서 외부인 취급한 산
- [증시한담] 증권가가 전하는 후일담... “백종원 대표, 그래도 다르긴 합디다”
- ‘혁신 속 혁신’의 저주?… 中 폴더블폰 철수설 나오는 이유는
- [주간코인시황] 美 가상자산 패권 선점… 이더리움 기대되는 이유
- [당신의 생각은] 교통혼잡 1위 롯데월드타워 가는 길 ‘10차로→8차로’ 축소 논란
- 중국이 가져온 1.935㎏ 토양 샘플, 달의 비밀을 밝히다
- “GTX 못지 않은 효과”… 철도개통 수혜보는 구리·남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