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서 여친 숨지자 짐부터 한국 보낸 남친···"죽였냐" 묻자 '침묵'

김태원 기자 2023. 5. 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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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한국인 30대 관광객이 숨진 가운데 현지 수사당국은 남자친구 김모씨(32)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해 수사 중이다.

같은날 오후 1시30분께 남부 가오슝 첸진지구의 한 비즈니스호텔 객실에서 한국인 여성 이모씨(31)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있는 것을 남자친구 김모씨가 처음 발견해 신고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귀국 비행편을 이미 마련한 데다 여자친구의 유해를 추후 고국으로 인도할 때 수하물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여자친구 짐부터 한국으로 부쳤다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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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남부 가오슝 첸진지구의 한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성의 남자친구(가운데)가 살해 혐의로 경찰에 출석했다. TVBS 보도화면 캡처
[서울경제]

대만에서 한국인 30대 관광객이 숨진 가운데 현지 수사당국은 남자친구 김모씨(32)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해 수사 중이다. 그는 살해 혐의를 묻는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대만연합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친형과 변호사를 대동하고 가오슝시 첸진구 관할 경찰서에 출석했다. 검은색 상의를 입고 모자와 마스크,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린 김씨는 ‘여자친구를 살해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변호사 역시 아무말 없이 손을 내저었다.

사건은 지난 24일 일어났다. 같은날 오후 1시30분께 남부 가오슝 첸진지구의 한 비즈니스호텔 객실에서 한국인 여성 이모씨(31)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있는 것을 남자친구 김모씨가 처음 발견해 신고했다. 이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이씨와 김씨는 자유여행 일정으로 지난 22일 대만에 도착했으며 25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신고 당시 김씨는 “여자친구와 객실에서 술을 마셨다 깨어나니 여자친구가 침대에서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여자친구가 넘어져서 다친 줄 알고 병원으로 이송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법의학 검사를 진행한 후 타살 가능성이 제기됐다. 부검 결과 숨진 이씨의 머리와 팔, 다리에서 둔기에 맞았거나 벽에 부딪힌 것으로 추정되는 타박상이 발견됐다. 호텔방 안에서는 혈흔 두 점 또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사건 다음날 김씨가 여자친구 이씨의 짐가방을 급히 한국으로 돌려보낸 점도 증거 인멸의 정황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김씨는 귀국 비행편을 이미 마련한 데다 여자친구의 유해를 추후 고국으로 인도할 때 수하물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여자친구 짐부터 한국으로 부쳤다며 반박했다.

현재 김씨는 보석금으로 10만대만달러(약 440만원) 내고 풀려났으며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시신은 화장 뒤 가족에게 인계될 예정이다. 대만으로 다시 보내진 이씨의 짐가방 등에 대해선 법의학센터의 조사가 이뤄질 방침이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2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만 현지 수사당국에서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저희는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적인 신상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현시점에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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