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서 "공격적 가격으로 3년 안에 韓 PC 시장 5위 브랜드 진입"

권봉석 기자 2023. 5. 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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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철수 과정 논란에 "사과 메시지 대신 좋은 제품·서비스 제공할 것"

(지디넷코리아=권봉석 기자)에이서가 향후 3년 안에 국내 PC 시장에서 외산 브랜드 기준 3위 안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16인치 노트북 '스위프트 고 16'을 시작으로 각종 제품을 타사 대비 공격적인 가격으로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앰버서더 서울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웨인 니엔(Wayne Nien) 에이서 한국 지사장은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한국 시장에서 외산 브랜드가 성장한 만큼 대만 본사 역시 성장을 위한 시장으로 한국 시장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에이서가 3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3년 내 국내 PC 시장 외산 브랜드 톱3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날 에이서는 2001년 국내 법인 철수를 둘러싸고 빚었던 잡음에 대해 "국내 소비자에게 어떤 메시지나 사과를 드리는 것보다는 더 좋은 제품,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옳다"고 답했다.

■ 에이서, 2001년 법인 철수 이후 22년만에 국내 재진출

에이서는 1996년 국내 진출해 데스크톱PC와 노트북 등 PC 관련 제품을 판매하다 진출 5년만인 2001년 지사를 폐쇄하고 완전 철수했다. 이후 국내 제품 판매는 일본 법인이 위탁·관리하는 형식으로 총판을 통해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4월 22년만에 국내 법인을 재설립하고 에이수스, MSI 등 주요 PC 제조사를 거친 대만 출신 웨인 니엔(Wayne Nien) 대표를 지사장으로 선임했다. 현재는 게임용 PC 주요 제조사인 한성컴퓨터의 판매·고객지원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

에이서는 현재 한성컴퓨터의 판매·고객지원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날 웨인 니엔 지사장은 "국내 사업이 기형적으로 운영되면서 시장·소비자와 소통이 안되는 경우가 많았다. 법인 재설립은 2019년부터 진행했지만 코로나19로 많이 지연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에이서가 국내 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가장 큰 이유는 서비스에 있었다. 가격 대비 성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한성컴퓨터를 국내 파트너사로 선정하고 전국 10개 직영점을 통해 고객지원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 "대만 본사도 경쟁력 갖춘 한국 시장에 투자"

이날 에이서는 향후 3년 안에 국내 PC 시장에서 외산 제조사 기준 상위 3위 안에 입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웨인 니엔 지사장은 "에이서 뿐만 아니라 모든 제조사에 한국 시장은 중요한 시장이다. 코로나19 범유행 이전에는 삼성전자·LG전자가 국내 시장의 80%를 차지했지만 이후에는 외산 브랜드도 많이 성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서는 2021년 이후 글로벌 PC 시장에서 5위 이하로 밀려났다. 사진은 스위프트 고 16.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어 "에이서는 이미 동남아시아 지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서 충분한 실적을 올리고 있고 상승의 여지가 없다. 대만 본사 역시 성장 여력이 있고 투자할 만한 나라로 한국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에이서는 2021년까지 가트너, IDC 등 시장조사업체 기준 에이수스와 함께 4-5위를 다퉈왔다. 그러나 애플이 자체 설계 프로세서인 M1 칩 등을 내세워 급성장한 이후 상위 5위 업체에서 밀려났다. 이런 상황도 한국 재진출과 무관하지 않다.

■ "공격적 가격 책정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

에이서는 이날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경쟁사 대비 공격적인 가격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일례로 16인치, 16:10 비율 3.2K OLED 디스플레이와 인텔 13세대 코어 H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위프트 고 16'을 적정 가격 대비 30만원 이상 할인한 89만 9천원에 공급한다.

에이서는 스위프트 고 16 제품의 국내 판매가로 89만 9천원을 책정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웨인 니엔 지사장은 "에이서는 제품에서는 경쟁사 대비 충분한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가격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지만 한국 법인 뿐만 아니라 대만 본사도 한국 소비자 대상으로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 "더 좋은 제품·서비스가 국내 소비자에 대한 사과"

에이서가 국내 파트너사로 선정한 한성컴퓨터 역시 자체 게이밍 브랜드 '클레브'로 게임용 PC와 모니터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에이서 게이밍 브랜드 '프레데터'와 제품군이 겹친다.

웨인 니엔 지사장은 "한성컴퓨터는 충분히 에이서에 집중할 수 있는 업체이며 에이서 역시 한성컴퓨터와 같은 철학을 공유한다.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업체라 생각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웨인 니엔 지사장은 ”2001년 철수 당시 빚은 혼란에 대해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답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2001년 에이서의 국내 법인 철수는 22년이 지난 지금도 국내 PC 업계에서 '아름답지 않은 퇴장'의 반면교사로 꼽힌다. 제품 수리 등을 위한 인력이나 자재를 전혀 남기지 않은 채 어느 날 갑자기 철수해 적지 않은 소비자가 피해를 봤다.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묻자 웨인 니엔 지사장은 "지금까지 있었던 문제는 하나씩 개선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에게 어떤 메시지나 사과를 드리는 것보다는 더 좋은 제품,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권봉석 기자(bskwo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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