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가치, 신흥국 평균보다도 낮아”… 코리아 디스카운트 여전
국내 주식시장의 대표 종목을 모은 코스피200의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대부분의 선진국은 물론 태국·대만 등 신흥국보다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상장기업의 주식 가치평가 수준이 외국 상장기업에 비해 낮게 형성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가 3일 발표한 ‘유가증권시장과 해외 주요 시장 투자지표 비교’자료에 따르면, 2022년 결산 재무제표를 반영한 코스피200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1.3으로 집계됐다. 선진국(미국·일본·영국·프랑스 등 23개국) 평균인 17.9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신흥국(중국·대만·인도·브라질·태국 등 24개국) 평균인 12.5에도 못 미쳤다. PER은 회사의 시가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PER이 낮을수록 기업이 저평가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2022년 코스피 상장기업의 PER은 전년(11.1)보다 소폭 상승했다. 거래소는 PER의 상승 이유에 대해 “2021년의 급격한 주가 하락 이후 2022년에 국내 증시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고, 시가총액이 감소한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순이익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PER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업가치 평가 기준인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따져봐도, 한국의 PBR은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보다 낮았다. 23개 선진국의 평균 PBR은 2.9, 24개 신흥국의 평균 PBR은 1.6인 것에 비해 코스피 200 기준 한국의 PBR은 0.9에 그쳤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주가가 회사의 주당순자산보다 낮을 때 PBR이 1 이하로 내려가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투자 가치가 높고 저평가된 종목이라고 볼 수 있다.
전년도 PBR과 비교하면 2022년 PBR은 1.1에서 1.0으로 하락했다. 거래소는 “코스피 상장기업의 자본총계가 증가했음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PBR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2021년말 1885조원이던 코스피200의 자본총계는 2022년 5.7% 증가한 1992조원으로 집계됐다.
배당금 총액을 현재(2023년 5월 2일) 기준 주가로 나눈 배당수익률은 전년 1.8%에서 2%로 소폭 증가했다. 코스피 상장기업의 배당총액은 소폭 상승한 반면, 시가총액은 감소한 영향이다. 해외 시장과 비교하면 국내 배당수익률은 선진국 평균(2.2%)과 유사했고, 신흥국(3.2%)보다는 낮았다.
국내 업종 중에서 PER이 가장 높은 업종은 헬스케어업으로, PER 평균이 61.5에 달했다. 이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업종도 59.6으로 집계되며 상대적으로 높은 PER을 기록했다. 반면 운송(3.2), 은행(4.1), 철강(6.3), 보험(6.5)업종의 PER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 중 가장 높은 PER을 기록한 종목은 에코프로로, PER이 510.1에 달했다. 이어 포스코퓨처엠이 219.4, 하이브(214.3)가 상위권에 올랐다. HMM,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의 PER은 각각 1.0, 2.8, 3.0으로 가장 낮았다.
PBR의 경우 헬스케어(3.7), 기계장비(2.0),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2.0)업종의 PBR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은행·증권·유틸리티(0.4), 철강(0.5) 업종의 PBR이 낮게 나타났다. 국내 주요 기업 중 PBR이 가장 높은 종목은 에코프로비엠으로 PBR이 19.1을 기록했다.
배당수익률은 은행(6.4%), 방송통신(5.0%), 보험(4.2%), 증권(4.0%)업종이 높았고, 헬스케어(0.3%), 기계장비(0.4%),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0.5%)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9.6%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우리금융지주가 국내 주요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어 기업은행(9.5%), 하나금융지주(8.0%), S-Oil(7.4%) 등이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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