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기업에 망조" 파다한 소문…40대 女 CEO '반전' [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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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선 하나투어 대표가 지난해 7월 '하나팩 2.0'이라는 여행 상품을 내놨을 때 국내 여행업계에선 '1등 하나투어를 끌어내릴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말들이 공공연히 돌았다.
쇼핑 옵션을 없앤 신개념 패키지 상품을 밀어붙이자 몇몇 여행업계 전문가들은 "(올해로)30년 역사의 하나투어가 굴러들어온 돌 때문에 망해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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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선 하나투어 대표가 지난해 7월 ‘하나팩 2.0’이라는 여행 상품을 내놨을 때 국내 여행업계에선 ‘1등 하나투어를 끌어내릴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말들이 공공연히 돌았다. 쇼핑 옵션을 없앤 신개념 패키지 상품을 밀어붙이자 몇몇 여행업계 전문가들은 “(올해로)30년 역사의 하나투어가 굴러들어온 돌 때문에 망해간다”고 했다.
컨설턴트 출신의 40대 여성 기업인은 이를 악물었다. 결과는 올 1분기 흑자 경영으로 증명됐다. 코로나19로 2019년 3분기 적자로 전환한 이래 무려 14분기만이다. ‘하나팩 2.0’을 중점 판매(전체 매출의 60%)하면서 동시에 BSP(항공여객 판매대금 정산제도) 기준 25년 연속 1위를 수성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암흑 터널 뚫고…14분기만에 흑자전환
하나투어는 올 1분기에 매출액 830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달성했다고 3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7% 증가했다. 2020년 2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일반 패키지 상품보다 판매가격이 30%가량 비싼 하나팩 2.0에서 성과가 나온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 하나투어의 해외여행 1인 평균 판매가는 118만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93만원)보다 27% 올랐다.
노랑풍선, 인터파크, 모두투어, 참좋은여행 등 경쟁사들이 ‘물량 공세’로 하나투어를 맹추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깜짝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여행이 재개된 지난해 10월 무렵부터 경쟁사들은 TV홈쇼핑을 통한 저가 패키지 상품 판매에 열을 올렸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올 1분기만 해도 홈쇼핑에서 1주일에 평균 27회가량 여행 상품이 등장했을 정도”라며 “광고비는 해외 랜드사와 심지어 인솔자(가이드)가 분담하는 구조여서 하나투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여행사가 저가 패키지여행 상품 판매에 매달렸다”고 지적했다.
'No쇼핑' 패키지 상품으로 1등 수성까지…“두마리 토끼 잡았다”
‘하나팩 2.0’은 앞으로 하나투어의 1등 수성 전략에 핵심 무기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패키지여행 상품의 ‘국룰’로 돼 있는 쇼핑, 교외 호텔, 한식 코스 등을 없앤 파격적인 시도로 여행자들의 수요를 잡은 데다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 올 수 없는 상품이라는 점에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저가 패키지를 팔아서 발생한 손실을 쇼핑으로 보전하던 현지 랜드사와 가이드에게 기존 관행을 멈추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며 “하나투어는 정상 가격으로 판매해도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설득했고, 위반 사항이 발생했을 때 ‘삼진 아웃’제를 도입하는 등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활용해 하나팩 2.0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약 300명의 상품 개발자들이 쇼핑을 없애면서 발생한 ‘관광 공백’을 메우는 데에도 공을 들였다. ‘만들어진 상품’의 판매 중개만 하는 야놀자, 여기어때 등 여행 플랫폼들이 ‘여행 큐레이션’이란 측면에서 하나투어를 따라잡기 힘든 이유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40%에 달했다는 점도 올 1분기 하나투어 실적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TV홈쇼핑에 의존하지 않고 라이브커머스 하나LIVE 등 자체 판매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하나투어는 상반기 중 신입 공채 1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아직 하나투어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서유럽 10일짜리 여행 상품 가격이 하나투어 패키지 기준으로 1인당 700만원가량”이라며 “소비자들이 불경기를 체감하기 시작하면서 4월 들어 예약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년이면 두 번 갈 해외여행을 한 번으로 줄인다는 얘기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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