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치매 원인 유전자 자극해 발병률 높인다

박정연 기자 2023. 5. 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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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물질이 치매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자극해 발병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윌리엄 크레멘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대기오염 물질인 미세먼지(PM2.5)와 이산화질소(NO2)가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을 일으키는 원인 유전자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저널'에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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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대기오염 물질이 치매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자극해 발병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학계에서 치매의 다양한 원인이 규명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오염이 치매 유병률을 일으키는 중요한 위험요소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윌리엄 크레멘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대기오염 물질인 미세먼지(PM2.5)와 이산화질소(NO2)가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을 일으키는 원인 유전자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저널’에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질 대사에 관여하는 단백질 생성 정보를 가진 유전자 ‘APOE’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강력한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혈류에서 콜레스테롤과 지방 수송에 중요한 단백질을 생성을 지시하는 이 유전자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침적되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감소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APOE 유전자는 이 유전자에 대립하는 유전자 ‘APOE-4’가 있을 때 기능이 크게 저하된다.

연구팀은 대기오염 물질이 치매 발병 위험과 관련된 유전자 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기 위해 베트남의 성인 남성 1100명을 최대 12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PM2.5와 이산화질소 각각에 대한 노출 정도와 APOE 유전자의 활동 능력을 평가했다. 이에 따른 기억력과 인지기능의 감퇴 양상도 함께 살폈다.

분석 결과 PM2.5와 이산화질소에 노출된 수준이 높을수록 나이가 든 뒤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정도가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40~50대 때 이 오염물질들에 노출된 수준이 높을수록 56~68세 때 인지기능이 더욱 저하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대기오염 물질 노출 정도와 APOE 유전자의 활동성 저하 간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APOE4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들은 대기오염 물질에 따른 인지기능 저하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PM2.5는 행동을 정신과 행동을 통제하는 기능에, 이산화질소는 기억력에 특히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2020년 국제학술지 ‘랜싯’에 발표된 연구는 대기오염을 당뇨병, 신체활동, 고혈압, 알코올 섭취, 비만보다 더 치명적인 치매의 발병원인으로 지목했다”며 “이번 연구에선 대기오염물질이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인지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캐롤 프란츠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우울증을 비롯한 치매의 위험 원인을 피하는 것은 치매 발병율을 40%가량 줄일 수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선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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