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IRA 변수 넘고 ‘니켈 1위’ 인니 사업에 속도
총 12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배터리 사업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등장하며 사업 논의가 다소 늦어졌지만, 최근 인도네시아 측에서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주도하는 90억달러(한화 약 12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사업 계획이 이르면 이달 구체화될 전망이다. 앞서 CNBC인도네시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니콜라스 칸터(Nicholas D.Kanter)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국영기업 안탐(ANTAM) 대표는 “5월 초 LG와 컨소시엄을 마무리하기 위해 접촉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모든 계약이 체결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협상은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 중국 화유코발트는 지난해 4월 컨소시엄을 꾸리고 안탐,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IBC와 함께 ‘논바인딩 투자협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다. 논바인딩 투자협약은 구속력 없는 기본 협약으로, 밸류체인 단계마다 세부적인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다만 중국 기업인 화유의 컨소시엄 참여를 두고 고민하며 예상보다 사업이 늦어지는 분위기였다. 미국이 중국 견제 목적으로 발효한 IRA가 지난해 8월 미 의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IRA 세부 지침에 따르면 오는 2025년부터 해외우려단체(FEOC)에서 조달한 핵심 광물이 사용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직 FEOC 지정 국가들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은 지난해 말 발표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인 ‘IRA 백서’에서 중국·러시아·이란 등을 FEOC로 지정한 바 있다.
이에 IRA의 취지를 생각했을 때 인도네시아가 대규모 배터리 프로젝트에 중국 업체가 포함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업계에서 나왔다. IRA는 미국이나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을 40%(2027년에는 80% 이상)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최대 3750달러의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화유를 컨소시엄에서 제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원에 변동은 없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는 현재 미국과 FTA를 맺지 않은 인도네시아가 IRA 혜택 대상 국가에서 제외된다는 점이 사업 변수로 작용했다. IRA에 따르면 배터리 제조에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의 광물을 사용하는 경우 광물의 추출·가공 중 한 과정은 미국이나 FTA 체결국에서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미국과 니켈 등 주요 광물에 한해 FTA를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아직 IRA 혜택 대상 국가로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인도네시아 정부 차원에서 IRA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인도네시아가 삼원계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의 매장량과 채굴량 모두 세계 1위 국가이기 때문이다. LG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에서 광물, 제정련, 전구체, 양극재, 셀 생산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각 사가 광물 수급(LX인터내셔널), 배터리 원료(LG화학·포스코홀딩스·화유), 배터리 완제품(LG에너지솔루션)을 각각 맡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와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상태다. 두 회사는 지난 2021년부터 11억달러(약 1조4700억원)를 공동 투자해 자카르타 인근 카라왕 산업단지에 연간 전기차 배터리 약 15만대를 만들 수 있는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셀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합작공장은 올해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총 33만㎡(약 1만평) 부지에 지어지고 있고, 내년 상반기 중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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