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도 했는데" 자해 다룬 방송 보고 10·20대 응급실 '줄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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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학생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실제 자해 관련 내용을 다룬 방송이 방영된 이후 청소년 응급실 방문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자해로 인한 연간 응급실 방문자 수는 10~14세의 경우 2015년 인구 10만 명당 8.1명에서 2018년 31.1명으로 증가했다.
자해로 응급실을 찾은 10~14세 청소년 중 여성 비율이 2015년 46.6%에서 2018년 76.7%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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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학생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실제 자해 관련 내용을 다룬 방송이 방영된 이후 청소년 응급실 방문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자살·자해에 관한 미디어 노출을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이태엽,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 연구팀은 국가응급환자 진료정보망을 이용해 2015년 1월부터 2018년 12월 사이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자해(자살 시도 및 비자살적 자해)로 인한 환자 11만 5647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해를 다룬 방송이 실제 자해 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해당 방송은 2018년 초 방영된 엠넷의 '고등 래퍼2'라는 프로그램으로 10~20대가 주 시청층이었다. 방송에 출연한 한 래퍼가 비관적인 삶을 노래 등으로 소개하며 자해와 관련한 내용이 직간접적으로 노출됐다.
파급력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연구팀이 월평균 자해로 인한 응급실 방문자 수를 분석한 결과, 이 방송이 방영되기 전(2018년 2월~3월)과 방영된 후(2018년 4월~12월) 차이가 확연했다. 월별 응급실 방문자가 10~14세는 인구 10만 명당 0.9명에서 3.1명으로 늘었고 15~19세는 5.7명에서 10.8명, 20~24세는 7.3명에서 11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15~19세 여성과 20~24세 남성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연도별 차이도 극명했다. 자해로 인한 연간 응급실 방문자 수는 10~14세의 경우 2015년 인구 10만 명당 8.1명에서 2018년 31.1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15~19세는 63.5명에서 119.0명으로, 20~24세는 75.7명에서 127.1명으로 늘었다. 성별로는 여성 청소년의 자해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자해로 응급실을 찾은 10~14세 청소년 중 여성 비율이 2015년 46.6%에서 2018년 76.7%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15~19세, 20~24세도 여성 비율이 각각 55.8%에서 67.8%로, 55.7%에서 61.9%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효원 교수는 "미디어 속 자해 콘텐츠는 청소년에게 '자해는 해도 되는 것' 혹은 '자해는 멋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으로써 전해질 수 있다"며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미디어가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국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가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청소년에 대한 미디어 등 돌발성 자극의 영향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라며 "앞으로도 관련 연구를 지속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돌발성 자극과 이에 민감한 사회 계층을 사전에 찾아내고 관리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소아정신과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미국 소아청소년 정신의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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