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수지·송혜교도 한 ‘공주머리’, 유행 또 돌아왔다

김자아 기자 2023. 5. 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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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갈라'에 참석한 배우 송혜교./인스타그램

아이돌 그룹 10대 멤버부터 40대 배우까지 세대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최근 비슷한 헤어스타일로 공식석상에 섰다. 과거 유행했던 일본풍 헤어스타일 ‘히메컷’이다. 최근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Y2K(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 패션이 다시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일 패션계에 따르면 배우 송혜교(41)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지난 1일 뉴욕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세계 최대 패션 자선 행사 ‘멧 갈라’(Met Gala)에 참석했다. 이날 송혜교는 턱선까지 자른 옆머리를 가지런히 내린 ‘히메컷’ 스타일을 선보였다.

히메컷(姫カット)은 직역하면 ‘공주머리’라는 뜻으로, 앞머리를 일자로 자르고 옆머리를 턱선 길이까지 자른 헤어스타일이다. 앞에서 봤을 때 옆머리와 뒷머리의 기장이 달라 얼핏 단발처럼 보이는 게 특징이다.

이 헤어스타일은 일본 어린아이들이 갖고 놀던 공주 인형과 일본 헤이안 시대 등 과거 일본 어린 아이들의 머리스타일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말~2000년대 초반 활동한 그룹 베이비복스./앨범사진

과거에도 이 스타일은 연예계 스타들을 중심으로 유행했었다. Y2K 시절 활동한 S.E.S, 핑클, 베이비복스 멤버들의 헤어스타일이 대표적이다. 당시엔 앞머리 없이 옆머리를 턱선 기장으로 자른 스타일을 주로 보여줬다.

배우 수지./뉴스1

2010년대에도 잠시 등장했지만 몇몇 스타들의 ‘독특한’ 헤어스타일로 언급되다 잠잠해졌다. 그러나 최근 레트로 열풍으로 Y2K 패션이 다시 유행하면서 ‘히메컷’이 다시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세대를 아우른다는 것이다.

올해 30대가 된 가수 겸 배우 수지는 지난해 말부터 ‘히메컷’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수지가 출연한 한 유튜브 방송에서 수지의 헤어스타일이 화제된 이후로는 히메컷이 ‘수지머리’라는 수식어로 불리고 있다.

그룹 뉴진스./뉴스1

1020 세대 사이에서도 ‘히메컷’ 유행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룹 뉴진스에선 민지, 다니엘, 혜린 등 대부분의 멤버들이 히메컷을 보여줬다. 최근 새앨범으로 컴백한 그룹 르세라핌 홍은채도 히메컷으로 컴백 활동을 시작했다.

전문가는 K팝 열풍과 유행의 특성이 맞물려 이 같은 헤어스타일이 다시 유행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황진미 문화평론가는 “K팝이 인기를 끌면서 한류의 시작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에선 이 호기심을 놓치지 않고 K팝 한류 시초라 할 수 있는 Y2K 시절 가요를 적극적으로 소환해냈다”며 “자연스러운 유행이라기 보다는 미디어에서 의도적으로 Y2K 시절 패션과 감성을 다시 소환해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돌고 도는 유행의 특성도 맞물렸다. 2010년 이후로 큰 변화 없이 비교적 개성 없는 스타일이 유행이었다. 여기에 지루함을 느낀 이들이 미디어에서 접한 Y2K의 개성 넘치는 패션을 하나둘씩 시도하면서 유행이 다시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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