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언론인 363명 수감…유엔 "언론, 민주주의·정의의 기반"(상보)

USAID, 소송 휘말린 기자들 돕는 데 12억원 지원
WSJ·NYT 발행인들도 한 목소리로 언론 자유 촉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을 맞아 연설 중이다. 23.05.02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유엔이 세계 언론 자유의 날(5월3일)을 맞아 수많은 언론인이 세계 곳곳에서 공격받고 있다며, 언론인을 표적으로 삼고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행위들을 규탄했다. 이 외에도 미국은 전 세계 언론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 언론 자유의 날 기념 연설에서 "우리의 모든 자유는 언론 자유에 달려 있다"며 "언론은 민주주의와 정의의 기반이자, 인권의 생명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사실과 허구, 과학과 음모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려는 허위 정보와 혐오 발언으로 위협받고 있다"며 "언론인들은 일상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위협을 받고, 구금되고, 감옥에 갇힌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30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를 받아 구금 중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기자 이반 게르시코비치가 법원 건물을 나와 이동 차량에 오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다른 이들도 비슷한 우려를 전했다. 알마르 라투르 월스트리트저널(WSJ) 발행인도 "언론의 자유를 위한 싸움, 이반의 석방을 위한 싸움, 모두의 자유를 위한 싸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WSJ 기자인 이반 게르시코비치(31)는 지난달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뒤 구금됐다. 러시아 측에서는 그가 미국의 지시로 러시아 군수 산업단지 내 기업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르시코비치의 사례는 언론 탄압의 한 가지 예시일 뿐이다. 반중 성향 일간지 빈과일보를 발행하는 지미 라이치잉 넥스트미디어그룹 회장과 지금은 없어진 홍콩 매체 스탠드 뉴스의 전 편집장 과이니스 호 등은 홍콩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의 타겟이 됐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 조사 결과 지난해 12월 중국 감옥에는 총 29명의 언론인이 수감됐으며, 이 밖에도 전 세계적으로 언론인 363명이 수감된 상태다.

그레그 설즈버거 뉴욕타임스(NYT) 발행인은 "전 세계적으로 언론의 자유가 공격받고 있다"며 "시민 유대가 무너지고, 민주적 규범이 침식되고, 기관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약화하는 것을 계속해서 보게 될까 두렵다"고 호소했다.

아그네스 칼라마드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검열이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슬프게도 검열이 많은 정부의 기본 입장이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제개발처(USAID)는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소송에 휘말린 기자들을 돕는 '기자 방패'(Reporters Shield)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서맨사 파워 USAID 처장은 "많은 독립 매체가 소송을 당할 여력이 없어 사업을 접거나 자신을 표적으로 삼을 여지가 있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않으려고 자체 검열을 한다"며 "부패한 지도자들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법을 악용한다"고 프로그램 설립 목적을 밝혔다.

USAID는 의회와 협의해 기자 방패 프로그램에 최대 900만 달러(약 12억원)를 제공할 계획이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