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빙로봇 첫 상용화 넘어 외식업 새 패러다임 이끌겠습니다"

신영빈 기자 2023. 5. 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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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함판식 브이디컴퍼니 대표

(지디넷코리아=신영빈 기자)요즘 식당 사장님들 고민이 깊다.

인건비는 오르는데 일할 사람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한국은 2020년 인구 자연 감소가 시작됐다. 앞으로 해가 지날수록 구인난은 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자영업자들은 사람 손 가는 일을 하나라도 덜어내기를 원했다. 그 결과 수기로 적던 대기표는 웨이팅 시스템으로, 주문을 받는 일은 키오스크와 테이블오더로 바뀌었다. 이제 접객과 서빙은 로봇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브이디컴퍼니는 이런 솔루션들을 하나로 통합해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이다. 외식 업계 무인화와 자동화로 최적화된 매장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종업원 업무강도를 낮추면서 매장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 2월에는 솔루션 테스트 목적으로 직접 식당을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브이디컴퍼니는 주력 제품인 서빙로봇을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약 3천대 보급했다. 국내 시장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는 2천500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지디넷코리아가 함판식 브이디컴퍼니 대표를 만나 외식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함판식 브이디컴퍼니 대표 (사진=브이디컴퍼니)

■ "로봇과 공존하는 사회…시장 형성이 중요해"

"국내 서빙로봇 시장 규모가 전체 외식업체 중 약 15%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외식산업 사업체 전체 약 80만 곳 중 10만개 정도입니다. 지금 도입된 곳은 3~4천 곳으로 0.5% 수준입니다. 아직 초기 시장이기 때문에 확산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지만, 앞으로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질 것으로 봅니다. 매년 2~3배씩 보급 계획을 늘려나갈 생각입니다."

함 대표는 여전히 많은 자영업자들이 '로봇이 쓸모 있는지'를 고민하기 때문에 도입을 망설인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시장 초기에 고객들이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로봇 관련 정부 지원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세 곳이 주로 담당하고 있다. 산업부와 과기부는 연구개발 쪽 지원을, 중기부가 실증·보급 사업을 담당한다. 중기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2020년 약 100억원 예산으로 4천개 매장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350억원 예산이 투입됐다.

"(식당)사장님들이 실제로 매장에서 사용해보실 수 있도록 지원 규모가 더 늘어야 합니다. 1천억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가 시장 형성에 마중물 역할을 제대로 주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함 대표는 사회적 인식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년 전 안내로봇을 예로 들었다.

"예전에는 서비스 로봇이 쓸모없다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둔하고 툭하면 고장 나고. 사람들 생각 속에서 그런 생각이 자리 잡으면, 정작 로봇이 필요한 사회에서도 섣불리 받아들이고 도입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대중이 로봇의 쓰임새를 받아들일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드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식당에서 브이디컴퍼니 서빙로봇 자율주행을 설정하고 있다. (사진=브이디컴퍼니)

때문에 함 대표는 로봇의 쓸모를 느낄 수 있는 영업 전략이 주효하다고 생각했다. 실제 현장에서 로봇 시연도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실제 설치한 매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잘 쓸 수 있도록 유지보수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가격 경쟁을 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시장이 성장성이 있고 수익도 내야 스타트업도 들어오고 생태계가 커질 겁니다. 단순히 가격 경쟁만 난무한 저가 마케팅에 매진할 것이 아니라, 사후 케어도 잘 도와드리면서 시장에서 긍정적인 경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브이디컴퍼니는 이에 그치지 않고 외식업 컨설팅 업체와 협력해 고객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브이디컴퍼니는 최근 프랜차이즈 가맹관리 솔루션 앱 'FC다움'을 운영하는 외식인과 프랜차이즈 디지털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함 대표는 이번 협약이 판로 확장과 동시에 고객사 컨설팅을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서빙로봇 넘어 매장 자동화 꿈꿔

브이디컴퍼니는 서빙로봇 도입 이후 도움이 많이 된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서빙로봇은 밑반찬이나 메인 메뉴, 추가 반찬을 가져다주며 서너 차례 사람 손을 대신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메뉴판을 갖다주고 주문을 받는 과정에서 테이블을 응대해야 하는 한계는 있었다. 함 대표는 한 테이블에 최소 6번, 평균 8번 가량 응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빙로봇은 원래 부르는 개념이었습니다. 호출벨을 연동하니 손님이 부를 수 있게 된 거죠. 효율과 만족도가 올라가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애슐리 퀸즈 등 뷔페 식당에서 수요가 생겼고, 스크린 골프장이나 노래방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브이디컴퍼니가 ‘IFS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2023 서울 상반기’에 참가해 성황리에 행사를 마무리했다. (사진=브이디컴퍼니)

브이디컴퍼니는 지난해 '서빙로봇 2.0'이라는 개념을 발표했다. 서빙로봇을 중심으로 외식업 자동화 솔루션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함 대표는 서빙로봇이 응대를 대신해줄 수 있는 3~4회 외에도 추가적으로 일손을 덜어줄 방안을 고민했다. 결과적으로 포스 시스템, 테이블오더, 웨이팅, 적립, 매출관리 등 서비스를 일원화한 '브이디솔루션'을 개발했다.

함 대표는 모든 솔루션을 통합해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많지만 이것을 하나로 엮어 서비스한 업체는 아직 없었다. 태블릿오더에 티오더가, 웨이팅 시스템에 나우웨이팅이, 적립에는 도도포인트가 각각 강자로 존재했다.

브이디솔루션은 포스 기반으로 이 모든 과정을 합쳐 선보였다. 각 테이블에 설치한 태블릿 전부를 포스에서 연동해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메뉴를 바꾸거나 전원을 켜고 끄는 일이 모두 원격으로 가능해졌다.

"작년 12월 본격적으로 솔루션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솔루션 도입 매장이 약 300군데가 넘었습니다. 이전까지 로봇만 문의하던 분들이 이제는 솔루션도 함께 원하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로봇을 도입하려는 이유와 테이블오더 등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이유가 결국 매장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하나의 목적 때문이니까요."

■ '돈 버는 사장님 솔루션'=브이디솔루션

브이디컴퍼니는 지난달 코엑스에서 열린 'IFS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 참석해 브이디솔루션과 신규 서빙로봇 3종을 선보였다. 올해 부스는 휴대폰 매대를 모티브로 꾸몄다. 관람객들이 입장해서 솔루션 과정을 직접 만져보면서 체험할 수 있게끔 구성했다.

"매장 자동화 솔루션을 구축해뒀으니, 올해는 실질적으로 효율을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을 중점으로 기획했습니다. ‘돈 버는 사장님 솔루션’이라는 컨셉을 잡았습니다. 업계와 예비 고객분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 주셨고, 실제로 상담도 많이 이뤄졌습니다."

브이디컴퍼니, 2023 IFS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참가

함 대표는 지난 3월 출시한 신규 로봇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신제품 보급 준비를 위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푸두봇 프로'는 기존 고객 매장에 우선적으로 보급하려 계획 중입니다. '스위프트봇'은 호텔과 레스토랑 쪽에 도입을 준비 중입니다."

푸두봇 프로는 기존 스탠다드형 '푸두봇' 상위 모델이다. 스크린을 키우고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스위프트봇은 전면부에 양문형 자동도어를 탑재해 음식을 위생적으로 서빙한다. 또한 레이저 프로젝션 기능을 탑재해 로봇 이동 동선이나 이벤트 아이콘을 출력할 수 있다. 브이디셔틀은 주류·음료 무인 서빙 솔루션이다.

"술 매출이 월 1천만원을 내는 한 고깃집에 가보니 100~150만원은 로스가 발생합니다. 종업원이 술을 갖다주고 다른 일을 동시에 하느라 포스에 찍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브이디셔틀은 태블릿으로 주문하면 술을 가져다주는 시스템을 자동화한 시스템입니다. 시제품이 나온 뒤 고도화하는 중입니다."

"요리·청소·주차로봇도 계획 중…성능 좋고 적합하면 타사 제품도 쓸 의향 있어"

접객과 서빙에서 일손을 덜었다면 남은 곳은 어디일까. 함 대표는 먼저 주방을 가리켰다.

"조리로봇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로봇이 만든 요리는 두 가지 이유에서 맛있습니다. 레시피와 식재료만 맞게 넣어주면 균일하게 요리하는 점이 그렇고요. 또 기존 조리기구보다 높은 온도를 자유롭게 낼 수 있는 점이 음식 맛을 더해줍니다."

브이디컴퍼니는 인증 과정을 거쳐 조리로봇을 이르면 연말에 선보일 전망이다. 함 대표는 이외에도 다양한 로봇 출시 계획을 차례로 밝혔다.

"서빙로봇과 자동화 솔루션을 시작으로 앞으로 요리로봇, 청소로봇, 주차로봇, 헬스케어로봇, 반려로봇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청소로봇은 식당 홀 청소를 돕는 형태로 오는 3분기 출시 예정입니다."

함 대표는 브이디컴퍼니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좋은 로봇을 발굴하고 국내 시장을 개척하는 역할'이라고 전했다. 원천 기술을 개발하거나 제조에 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 필요한 좋은 제품을 적합한 곳에 보급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이디컴퍼니, 2023 IFS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참가 (사진=브이디컴퍼니)

함 대표는 같은 맥락에서 타사 제품 도입 가능성도 얼마든 열려 있다고 밝혔다.

"로봇 중심 외식업 자동 솔루션을 만들 겁니다. 그 생태계 내에서 로봇은 얼마든 바뀔 수 있습니다. 현재는 푸두로보틱스 제품을 갖고 운영하고 있는 것이고요. 실제 현장에 상용화하기에 적합한 성능을 가진 로봇이라면 얼마든 다른 제품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가격 문제가 아닙니다."

사실 그렇다. 좋은 제품이 시장에 나와 사람들에 익숙해지기까지 무수한 과정을 겪는다. 단지 기능만 훌륭하다고 필연적으로 인정을 받는 것도 아니다. 시장에 필요한 제품을 발굴해 적합한 시기에 적재적소로 보급하고, 대중을 설득하는 일이 브이디컴퍼니 같은 서비스 업체 몫인 셈이다.

브이디컴퍼니 사명은 '생생하게 꿈꾸면 이뤄진다'는 뜻을 담아 VD(비비드 드림)다. 브이디컴퍼니는 창립 4년 만에 우리 주변 서빙로봇을 익숙한 존재로 만든 선구자다. 이제 외식업 통합 솔루션이라는 개념으로 또 한 번 도약하려는 참이다. 브이디컴퍼니가 외식업계 패러다임을 바꾸고, 국내 서비스로봇 시장을 키우는 꿈을 이어가고 있다.

함판식 브이디컴퍼니 대표 프로필
- 1972년, 전라북도 군산시 출생
- 1992~1998년,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사
- 1998~1999년, 대상유통 편의점사업부
- 2000~2001년, 티지아이 온라인팀
- 2001~2017년, 에이블씨엔씨 마케팅팀장, 영업팀장
- 2018~2019년, 에이비씨프랜즈 대표
- 2019년~현재, 브이디컴퍼니 대표

신영빈 기자(burger@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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