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위 구매대행 카페에서 잇단 '먹튀'...피해 호소하면 '강퇴'

김다현 2023. 5. 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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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회원 수 40만 명에 육박하는 네이버 1위 명품 구매대행 카페에서 돈만 받고 물건은 발송하지 않는 이른바 '먹튀 피해'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 카페에서는 최근 비슷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는데 카페 운영진 측이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을 강제 탈퇴시키거나, 글을 삭제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김다현 기자!

먼저, 대형 포털인 네이버 1위 구매대행 카페라고 하면 피해자가 상당할 수 있을 텐데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경찰은 현재까지 피해자는 300여 명, 피해 금액은 2억6천만 원에서 3억 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백화점에서 구하기 어려운 명품 의류와 잡화를 시가보다 저렴하게 파는 명품 판매 업자 A 씨에게 물건을 구매했는데요.

그런데 A 씨는 최소 1년 전부터, '해외에서 배송업체가 파업 중이다'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여러 이유를 들며 물품 발송을 미뤘습니다.

피해자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구매대행 사기 피해자 : 배송 파업을 이탈리아에서 했다고 얘기해주셨고 그다음에는 디스크 문제로 해당 매장을 방문해야 하는데 병원에 입원해서 못했다….]

지난달 이 같은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판매자 A 씨가 현재 외국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조만간 한국으로 불러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 카페에서 최근 비슷한 일이 또 있었다고요?

[기자]

지난 3월에도 같은 카페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하고 있습니다.

롤렉스 시계, 샤넬 가방 등 고가 명품을 판매하는 업자 B 씨가 대금 13억 원가량을 가로채고 잠적한 건데요,.

B 씨는 카드로 결제하려면 수수료 4%를 내야 한다고 안내해서 피해자들 상당수는 현금으로 물건을 구매했고, 카드사에 지급 정지를 요청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김 모 씨 / 구매대행 사기 피해자 : 카드 수수료는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4% 공제한다고 공지에 딱 떠 있어요. 그래서 제가 4% 금액이 너무 크기 때문에 현금 결제를 했던 거예요. 근데 현금 영수증을 발행해달라고 요청을 했는데도 해주지 않았어요]

피해자들의 연락을 피하던 B 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폐업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두 판매자 모두 잠적한 상태라니 피해자들은 막막할 것 같은데

피해자들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피해자들 상당수가 피해 상황을 알리는 글이나 변제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는데, 그때마다 게시물이 삭제되거나 잘 노출이 되지 않는 게시판으로 옮겨졌습니다.

심지어 일부 피해자들은 강제 탈퇴까지 당했다고 주장하는데요.

이 카페 운영 규정에는 비방글을 쓰거나 카페를 분위기를 흐리면 운영진이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강제 탈퇴를 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비방 글을 올렸다' '영업 방해를 했다'는 이유 등으로 이런 조치를 당한 겁니다.

이렇다 보니, 피해 상황을 알릴 수 있는 창구가 없어진 격이라 피해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지금 피해 변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말씀드렸듯 현재 판매자들은 모두 잠적해서 연락이 끊긴 상태입니다.

항의가 빗발치자 카페 운영자는 피해자들과 함께 있는 단체 카톡방에서 '내년까지 판매자 A 씨에 대한 피해를 모두 보상하겠다'고 했는데요.

그런데 며칠 만에 말을 바꿨습니다.

변호사 선임비 등 도의적 책임만 지겠다는 겁니다.

판매자 B 씨 사례의 경우는 조금 다른데요, 카페 운영진은 피해자들에게 물품 대금의 20%를 변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럼 실제로 카페 운영진한테 어느 정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거래 약관에는 '문제가 발생하면 판매자 개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고, 운영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운영진에게도 관리 책임이 있기 때문에 해당 조항이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규정으로 보인다며 약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변호사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권재성 / 변호사 : 해당 약관은 약관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관법에 따르면 면책 조항, 그러니까 사업자의 잘못으로 인해서 법률상의 책임을 배제하거나 사업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경우에는 무효가 될 수가 있습니다.]

또 평소 카페 운영진은 '모두 보증된 판매자다', '보증보험에도 가입됐다'고 홍보하며 거래를 독려해왔는데요.

그런데 이 같은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 뒤 알고 보니, 보증보험은 기간이 만료돼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관리·감독에 소홀했던 운영진 측에게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만 일부 법률전문가들은 운영진 측이 범행에 가담할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면 책임을 따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피해 회복도 중요하고, 재발 방지도 중요할 텐데요.

소비자 입장에서 이런 피해를 방지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기자]

일단 해당 거래 플랫폼이 범죄에 연루된 적은 없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플랫폼이 제시하는 약관이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하게 돼 있지는 않는지 확인해야 하고요.

고가 상품을 거래할 때는 신용 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할부기간 3개월 이상, 결제금액 20만 원 이상인 경우에는 상품이 도착하지 않았을 때 카드사에 청약 철회를 요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구매대행 사기에 대한 YTN 보도가 나간 이후 카페 측은 책임을 통감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이런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공지를 올렸습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김다현 (dasam08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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