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할인쿠폰 일방적 삭제 ‘갑질’ G마켓·오진상사 제재

오진상사, G마켓에 경쟁사 할인쿠폰 삭제 요구

인터넷 쇼핑몰 G마켓이 입점 업체 상품에 줬던 할인쿠폰을 다른 대형 입점 업체인 오진상사의 요구에 따라 일방적으로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G마켓과 오진상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제재를 내렸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4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공정위는 3일 “입점 업체 상품에 적용했던 ‘PCS 쿠폰’을 일방적으로 삭제한 G마켓에 시정명령을 했고, G마켓에 쿠폰 삭제를 요구한 오진상사에 대해서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15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PCS 쿠폰은 G마켓·옥션 운영자인 G마켓이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자사 오픈마켓 내 최저가 상품에 부여하는 할인쿠폰이다. 네이버쇼핑·다나와 등 비교쇼핑 사이트에서 다른 쇼핑몰 상품 가격이 더 낮을 때 G마켓 입점 상품 가격을 낮추는 용도로 발행한다.

오진상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 노트북 등의 공식 판매 업체다. 이 회사는 병행수입 등으로 MS 제품을 판매하는 비인증 업체의 성장으로 영업에 타격을 입자 G마켓에 “최저가 상품을 등록한 비인증 경쟁사의 PCS 쿠폰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

G마켓은 거래 규모가 큰 오진상사와 관계를 유지하고자 2020년 4월부터 2021년 5월까지 13개월 동안 비인증 업체에 붙였던 PCS 쿠폰 737건을 삭제했다. 이 과정에서 G마켓은 해당 입점 업체의 신뢰도나 상품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고, 쿠폰 삭제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런 행위가 입점 업체에 대한 G마켓의 거래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쿠폰 삭제를 구체적으로 요구해 다른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를 유도한 오진상사도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공정위는 “오픈마켓 등 플랫폼 사업자의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를 지속해서 감시하겠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