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방한, 과거사문제 호응 기대…日, 美로부터 신호 받았다고 봐"
韓美정상회담 당시 바이든 尹에 韓日관계개선 누차 감사표현 등 근거 들어
기시다 지방선거 승리·지지율 고공행진에 韓日관계개선 도움 예측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예고된 가운데, 여당에선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일 측의 진전된 입장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한일관계 개선 노력에 누차 감사 표현한 것이 일종의 신호가 됐다는 추측이 근거다.
"우리가 물컵의 반을 채웠고 남은 절반은 일본의 몫"(박진 외교부 장관)이라던 정부 입장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기시다 총리가 방한하면 과거사 문제에 성의있는 호응을 할지' 주목한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3가지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우선 "한미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수차례에 걸쳐 윤 대통령의 한일관계 진전 결단에 대해 사의(謝意)를 표명했다"며 "일본 입장에서 보면 일본도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액션을 하라는 암묵적 시그널(신호)이다, 이렇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하다. 내부적인 그런 의견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에 따라 한미관계 귀빈 대우가 이번에 굉장했고 반응이 좋았다. 또 일본에서 바로 4월28일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등록 재개 절차를 밟지 않았나. 우리가 그동안 언급한 부분에 바로 조치했다"며 "그리고 원래 G7 이후에 기시다 총리가 여기(한국)에 방문하는 것으로 예정됐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인데 그게 앞당겨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 입장에선 이미 한일 회담 이후인 4월 지방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고 지지율 50% 이상 얻는 성과를 거뒀고, 이젠 한일관계 정상화가 본인의 정치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단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얘기"라며 "현 상황에서 적어도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사과 내용에 준하거나 그 이상의 것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넛지(Nudge), 어깨를 슬쩍 밀어서 일본을 행동하게 만들었을까'라는 앵커의 물음엔 "넛지를 했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기분 나쁘죠"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동맹, 미일 동맹의 완성이 한일 간의 협력 강화라는 의식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래서 (윤 대통령에게) 한일관계 진전을 결단한 것에 사의를 표명한다는 말을 몇차례 함으로써, 일본의 구체적인 역사 문제에서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달라는 암묵적인 시그널도 내려갈 수 있다"고 기대했다.'절반의 잔이 이번에 채워지나'라는 물음엔 "채워주길 희망한다. 객관적 여론 등 세가지 이유를 들어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한편 유 수석대변인은 태영호 최고위원이 지난 3·8 전당대회 당선 직후 보좌진과 내부 대화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이야기라며 '일제 징용 배상 제3자 변제안 등 한일관계 진전 옹호발언을 당 지도부에서 해달라고 요청받았고, 차기 총선 공천과도 연계돼있다'는 취지로 말한 녹취록이 유출 보도된 데 대해 '법적 문제'를 시사했다.
그는 "태영호 의원과 통화했더니, 전체 보좌진이 모인 상태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되면서 굉장히 고무된 상황에 한 2시간 보좌진 전체와 함께 피자를 먹으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 내용이 전부 녹취된 것으로 본다"며 "문제가 있는 게 1대 1 대화는 (당사자 녹취에) 지금 법적으로 처벌을 안 하지만, 제3자에 대한 불법 녹취"라고 지적했다.
이진복 정무수석 발언 여부에 대해선 태 최고위원과의 녹취가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판단을 유보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3자 녹취 문제제기에 이어 "둘의 대화가 아니고 9명의 대화가 있었으니까 녹취 행위 자체가 법적으로 논란이 발생할 수 있겠다"며 " 법률적으로 좀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녹취록 유출자에 관해선 "보좌진 중 1명이 현재는 아직 연락조차 안 되고 있다"고 의심하는 언급을 했다. 그는 '(앞서 회부된) 징계 수위를 낮추려 태 최고위원이 자신의 뒷배는 대통령실이라고 보여주기 위해 본인이 슬쩍 (녹취록을) 흘린 게 아니냐'는 앵커의 주장엔 "고도의 정치적 술수라는 건 태 최고위원에 대해 지나친 고평가일 수 있다"며 "적절하지 못한 디스(폄하발언)"라고 선을 그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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