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 아파트 입주하니… 벽엔 칼자국, 욕조엔 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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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와 보니 새집이 아니었어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온통 다 뜯겨 있었어요. 욕조에는 대소변이 남아 있었고요.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최근 입주가 시작된 경기 김포시의 한 대단지 아파트 가구 곳곳을 고의로 훼손한 어처구니없는 하자 사고가 발생해 입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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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센트 뜯기고 욕조엔 대변
가구·화장실 거울도 파손돼”
840가구 중 200가구서 피해
입주민 요구에도 보수 안돼
“이사와 보니 새집이 아니었어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온통 다 뜯겨 있었어요. 욕조에는 대소변이 남아 있었고요.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최근 입주가 시작된 경기 김포시의 한 대단지 아파트 가구 곳곳을 고의로 훼손한 어처구니없는 하자 사고가 발생해 입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아파트 840가구 중 일방적인 테러에 가까운 피해를 당한 곳이 200가구가 넘는다. 시공·분양 건설사와 하청업체 간의 갈등 때문으로 추정된다.
3일 오전 찾은 마송택지지구의 A아파트 단지. 한 가구의 현관문을 연 순간 새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하자가 눈에 띄었다. 부엌 쪽 콘센트가 뜯겨 있고, 안방 화장실 거울은 흉하게 깨져 있었다. 입주민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만 봐도 부엌 가구와 문짝, 창틀 등 곳곳에 못이나 칼로 힘주어 긁은 자국이 가득했다. 천장과 벽면에는 한눈에 들어오는 커다란 구멍도 뚫려 있었다. 한 입주민은 “시공사에서 하자보수를 책임지겠다고 하지만 불쾌하고 황당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아파트 정식 입주가 시작된 가운데 집안 곳곳에 치명적인 하자가 발견되고 있다. 상당수 입주민은 사전점검일인 3월 18일 이 같은 하자를 발견하고 불만을 접수했다. 하지만 입주일이 돼 다시 발견된 하자가 적지 않고, 정식 입주일로부터 나흘이 지났지만 하자는 보수되지 않은 상태다. 또 다른 입주민은 “천장에 뚫린 구멍에 휴지 뭉텅이를 집어넣어 놓고 보수 완료됐다는 시공사 측에 너무 화가 났다”며 “새 아파트에 입주한다고 들떠 있었는데 누가 고의로 망가뜨린 집에 살고 있다는 생각에 매일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입주민협의회에 따르면 테러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구는 200가구가 넘는다.
시공사인 대방산업개발은 입주 직전 이 같은 ‘테러’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손괴자와 손괴 동기, 피해 규모 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입주 전 아파트 단지에는 CCTV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입주민들은 시공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던 하청업체 또는 근로자들과의 임금 갈등 때문이 아니냐고 추정하고 있다. 공사비 급증 문제로 건설 과정에서 두 달간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자재비, 인건비, 이자까지 많이 올랐지만 분양가는 그대로여서 시공사나 하청업체 모두 공사비 부담이 크다”며 “이를 고려해 하청업체에 대금을 지급하지만 가끔 막무가내인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자 보수는 일단 책임진 뒤 범인이 밝혀지면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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