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연대 부분파업…동네의원 일부 차질·큰 혼란은 없어(종합)
큰 병원은 움직임 없어…"간호법 재논의 안 되면 17일 연대 총파업"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오진송 권지현 기자 = 최근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에 반대하는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이 3일 부분파업을 하는 가운데, 큰 진료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를 비롯한 13개 보건의료단체가 참여한 보건복지의료연대(의료연대)는 이날 연가 또는 단축진료를 하고 늦은 오후 전국 각지에서 '간호법·면허박탈법 강행처리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를 개최한다.
앞서 간호조무사협회가 3일 연가투쟁을 선언한 바 있는데, 의사를 비롯한 타 직역도 적극적으로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의료연대는 연가투쟁으로 인한 환자 불편 등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회를 오후 5시 이후로 잡고, 참여 여부나 시간을 자율적으로 했다.
부분파업은 지역 의원 개원의와 간호조무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전국적인 집단 휴원·휴진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환자들의 불편을 겪는 경우도 파악됐다. 단축 진료를 하는 기관에서는 오후에는 진료를 보기 어려워 타 기관을 찾아야 하고, 간호조무사 연가로 인해 진료 접수 등 업무가 평소보다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소재 A 가정의학과 의원은 이날 오후 1시까지만 문을 열고 오후는 휴진한다고 안내했다.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의 경우 집단행동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는다. 전문의, 전공의(레지던트)들이 집단적으로 근무하지 않는 움직임은 파악되지 않았다.
부분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의원을 정상 운영하는 한 내과 개원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총파업이 실시된다면 참여할 수 있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참여하지 않고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 치료와 예약이 많이 밀려 있어 파업 참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는 의사 외에 다른 직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도 "개별적으로 간호법 반대 뜻에 동참해 연차를 내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진료에 영향이 갈 정도의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투쟁에 원칙적으로 협조하지만, 24시간 이상 연속 근무하는 전공의 특성상 당장 집단적으로 투쟁에 동참하지는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간호조무사협회는 이날 연가투쟁에 참여하는 간호조무사가 전국에서 1만여명이라고 밝혔다. 대한응급구조사협회는 오늘 비번인 회원을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참여하며, 민간이송단 500여명 중 20%인 100여명이 오후에 연가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의료 재난위기 '관심' 단계를 발령한 정부는 이날 부분파업 참여 규모 등을 파악하며 비상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날 박민수 제2차관 주재로 제4차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의료연대의 연가투쟁 관련 상황을 점검했다.
복지부는 17개 시도에 '의료계 부분휴진 대비 비상진료대책'을 보냈으며, 대한병원협회에 병원급 의료기관은 진료시간을 확대하고 24시간 응급의료체계를 유지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박 차관은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 건강·안전에 위해가 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비상진료대응체계가 원활히 가동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기 성남시 분당러스크재활병원을 방문해 직역간 협조 체계를 점검한다.
의료연대는 이날 1차 연가투쟁에 이어 11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2차 연가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의료연대는 1·2차 연가투쟁, 용산 대통령실 앞 1인 시위 등을 통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다.
의료연대는 연대 총파업 시 국민 불편함이 초래되는 만큼, 17일 전까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의료연대는 경고성 집단행동에도 불구하고 간호법 재논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오는 17일 연대 총파업 등 더욱 수위가 높은 투쟁을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환자 불편함 등 혼란은 불가피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의료계와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법안·정책이 추진되면 전공의 파업 등 단체행동을 논의할 수밖에 없다"며 17일 이후 파업 동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shiny@yna.co.kr, dindong@yna.co.kr,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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