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성 간질환, 표적 치료 열쇠 찾았다

국내 연구팀, 발병 원인 억제하는 치료 전략 마련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알코올성 간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간질환이다. 국내 연구팀이 알코올성 간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표적 인자와 발병 메커니즘을 찾아내 눈길을 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이인규 경북대 교수 연구팀이 알코올성 간질환의 발병과 관련된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의 원인을 규명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고 3일 발표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전 세계에서 사망률이 높고 최종 치료에 간이식을 필요로 하는 등 근본적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지나친 알코올 섭취는 간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의 칼슘 농도를 급격하게 상승시켜 간세포의 심각한 손상을 유발한다.

알코올성 간질환에서 PDK4가 증가한다. PDK4 발현 증가는 GRP75의 인산화를 통해 내막체-미토콘드리아 칼슘 채널링 복합체 형성 증가를 통해 미토콘드리아 칼슘 축적은 물론 기능 저하를 일으킨다. [사진=경북대]

최근 알코올성 간질환의 발병과 관련된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와 칼슘 축적의 원인으로 미토콘드리아와 세포내 내막체와 같은 소기관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칼슘 축적을 유도하는 직접적 작동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에도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알코올성 간질환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분자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 알코올 섭취가 간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의 효소인 PDK4(미토콘드리아의 효소)를 증가시키고 미토콘드리아-내막체 형성을 촉진해 미토콘드리아로의 칼슘 이동을 가속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간조직 분석에서도 이러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마우스 모델에서도 PDK4가 증가하면 간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관련 내막체 칼슘 채널링 복합체 형성이 증가하고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촉진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반대로 PDK4를 억제했을 때 알코올 유발 미토콘드리아 칼슘 축적과 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인규 교수는 “알코올성 간 질환의 메커니즘을 연구해 PDK4와 미토콘드리아-내막체 결합의 역할을 밝혀 새로운 치료 표적을 규명한 것”이라며 “PDK4 억제제 개발을 통한 효과적이고 안전한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성과(논문명: Enhanced Ca2+-channeling complex formation at the ER-mitochondria interface underlies the pathogenesis of alcohol-associated liver disease)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3월 27일자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