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경상수지 흑자 160억달러"…3개월 만에 115억달러 더 낮춰

김유승 기자 2023. 5. 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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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조건 악화가 최근 경상수지 하락 주원인…-2.4%p 감소 기여"
"적자 2년임에도 외환위기 가능성↓…단기변동에 정책 좌우돼선 안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모습. 2023.2.8/뉴스1 ⓒ News1 DB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인 160억달러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이 나왔다. 이는 지난 2월 275억달러 흑자 전망보다 115억달러나 하향 조정된 규모다. 또 최근 경상수지 하락의 주요 원인이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소득 감소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준형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3일 발표한 '최근 경상수지 변동요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경상수지는 재화나 서비스를 외국과 사고파는 거래, 즉 경상거래의 결과로 나타나는 수지를 뜻하며, 통상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이전소득수지의 합으로 집계된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의 합은 생산과 지출의 격차이고, 본원·이전소득수지의 합은 소득과 생산의 격차라는 점에서 경상수지는 소득과 지출(내수)의 격차와 동일하다.

김 총괄은 구조적 벡터자기회귀모형을 이용해 2012년 1분기부터 2022년 4분기까지 경상수지의 단기적인 변동요인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향후 경상수지 흐름을 전망했다.

변수는 △세계교역량 △교역조건 △실질실효환율 △실질내수 △경상수지 순으로 구성해 각 변수들의 구조 충격이 시작된 시점부터 경상수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가정했다.

그 결과 세계교역량과 교역조건이 1%포인트(p) 상승하는 경우, 경상수지(GDP 대비)는 각각 최대 0.13%p, 0.43%p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실효환율이 1% 상승하면 경상수지는 최대 0.09%p 증가했지만, 내수가 1%p 증가하는 경우 경상수지는 최대 0.60%p까지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충격요인별 역사적 분해(historical decomposition)를 수행한 결과, 최근 경상수지의 하락은 원유 및 원자재 가격 상승과 반도체 등 가격 하락 등 교역조건 악화에 주로 기인하며 내수 회복도 일부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역조건 악화는 작년 하반기 경상수지 하락에 –2.4%p 기여했고, 내수는 -1.0%p 기여했다. 세계교역량과 실질실효환율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2023년 경상수지 전망 전제(KDI제공)

김 총괄은 이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올해 경상수지를 전망했다. 이를 위해 세계경제가 상반기에는 부진하지만 하반기 이후 점차 회복되면서 세계교역량은 연간 1.4% 증가하며, 교역조건은 하락세가 둔화되며 2022년 대비 –1.1% 감소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실질실효환율은 2023년 4월 평균 수준이 향후에도 유지되며, 내수는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2022년(2.8%)보다 낮은 2.1% 증가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분석 결과 올해 경상수지는 작년(GDP 대비 1.8%, 298억달러)보다 축소된 1.0%(약 16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도출됐다. 상품수지는 GDP 대비 0.4%인 약 60억달러 흑자로 추산됐다.

이같은 경상수지 전망은 KDI가 지난 2월 내놓은 275억달러 흑자 전망보다 하향 조정된 규모다. 한국은행의 260억달러, 정부의 200억달러 흑자 전망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김 총괄은 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우리 경제가 나빠져서 (전망을 축소한 게) 아니라, 소득과 지출 2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다 보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2월보다 많은 정보가 업데이트가 됐고, 그런 부분들이 전반적으로 다 반영됐다"고 했다.

2023년 경상수지 전망 결과(KDI제공)

경상수지 적자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대외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순대외자산 규모가 GDP 대비 46%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경상수지 적자가 1~2년 발생하더라도 순대외자산 감소로 인한 외환위기 가능성은 낮다는 게 김 총괄 설명이다.

김 총괄은 "현재 한국의 대외건전성은 지난 아시아 외환위기 시에 비해 현저히 양호한 모습"이라며 "순부채국과 달리 현재 한국과 같은 순자산국에서는 경상수지 하락으로 인한 외환위기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김 총괄은 "거시경제정책 기조는 경상수지의 단기적 변동에 지나치게 좌우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상수지의 단기적 변동보다는 물가, 경기, 고용 등 거시경제 여건과 밀접한 지표를 중심으로 현황을 평가하고 정책 기조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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