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실명’ 위험…콘택트렌즈 쓸 때 ‘이것’만은 꼭!

임태균 2023. 5. 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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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각막염 치료 후에서 각막이 흐려지는 ‘혼탁’ 후유증이 남아 시력손실이 발생한 환자 모습. 사진제공=질병관리청

오늘날 수많은 이들의 불편을 덜어준 것이 바로 콘택트렌즈이다. 첫 시작은 1508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지만, 세상에 첫선을 보인 것은 20세기 무렵인 1888년이다. 최초의 콘택트렌즈는 유리로 만들어져 눈에 상처를 심하게 냈고, 산소가 투과되지 못해 몇시간만 착용해도 빨갛게 눈이 충혈됐다. 1930년대부터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하드렌즈가 개발됐고, 1960년대부터 말랑말랑한 하이드로겔(hygrogel) 재질의 소프트렌즈가 시력교정‧미용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콘택트렌즈 기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합병증은 여전하다. 눈의 앞부분, 주로 각막에 장착하는 특성 때문이다. 그래서 충혈이나 안구건조 등 일반적인 합병증뿐만 아니라 급성 감염 등으로 언제든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콘택트렌즈가 의료기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각종 규제를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콘택트렌즈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과 콘택트렌즈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꼭 지켜야 할 점을 살펴본다.

◆각막뒤틀림부터 각막염까지=콘택트렌즈 착용 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은 ▲안구건조증(건성안) ▲결막(홍채 주변에 하얀 부분)염 ▲거대유두결막염 ▲각막상피손상 ▲각막부종 ▲각막뒤틀림 ▲각막신생혈관 ▲감염각막염 등으로 다양하다. 또 눈이 뻑뻑하고 가렵거나 충혈, 빛 민감도 증가, 눈 부유물(작은 점이나 끈 모양이 시야에 떠다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안구건조증과 각막상피손상, 각막부종은 콘택트렌즈의 고질적인 문제인 산소투과율 때문이다. 산소투과율은 콘택트렌즈 착용 시 얼마나 안구에 산소를 투과시킬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투과율이 높을수록 눈에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많다는 뜻이다.

특히 콘택트렌즈와 직접 닿는 각막상피는 저산소 상태가 되면 자극에 약해진다. 이렇게 되면 ▲렌즈 침착물 ▲렌즈 탈착 시의 부주의 ▲세척액 등 여러 원인으로 각막상피 손상이 발생될 수 있다. 각막상피가 지속적으로 손상되면 그 상처가 치유되지 않을 수 있고, 2차감염이 유발돼 심한 경우 영구적 시력저하가 발생한다.

각막부종도 산소가 부족해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각막 내피세포는 각막이 붓지 않도록 펌프 역할을 수행하며, 손상 시 재생되지 않는다. 각막부종은 이러한 각막 내피세포의 기능 장애와 손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시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거나 빛을 볼 때 테두리 같은 섬광이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콘택트렌즈가 너무 꽉 끼도록 착용됐거나 장시간 착용할 경우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각막부종이 중증으로 이어져 내피세포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각막 이식 수술도 고려해야 할 수 있다.  

각막신생혈관 모습. 사진제공=질병관리청

또 콘택트렌즈를 장기간 착용하면 만성적인 저산소증이 발생해 원래 투명하고 혈관이 없는 각막 주변부분에 새로운 혈관(각막신생혈관)이 생길 수 있다. 눈의 건조감‧가려움‧불편감을 동반하는 안구건조증도 만성적인 저산소증이 주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콘택트렌즈 착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가운데 가장 무서운 질환은 감염각막염이다. 감염각막염은 일단 발생하게 되면 치료가 잘 이루어져도 각막에 혼탁이 남아 시력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어서다.

감염각막염은 각막상피손상의 2차감염으로 나타날 때가 많다. 콘택트렌즈 자체가 각막상피를 손상시킴으로써 세균이 침투할 수 있고, 각막 표면의 눈물순환이 감소됨으로써 세균 등이 점액에 쌓여 정체된다. 이로 인해 눈물 내의 살균 효소와 항체의 살균 효과가 떨어져 세균 감염이 증가할 수 있다.

하나의 콘택트렌즈를 오래 착용할 때도 점액과 단백질 등 이물질이 많이 침착돼 세균이 렌즈 표면과 각막에 잘 유착하기 때문에 더욱 감염의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국내외 연구에서도 콘택트렌즈 착용이 감염각막염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김태기 경희대학교 의대 안과 교수(강동경희대학교병원)는 “감염각막염과 같은 각막질환은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며 “하룻밤 정도 괜찮겠거니 하지만 다음날에는 각막에 허옇게 혼탁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인이 면역반응 때문인지 감염 때문인지 확인해야 하고, 감염 때문이라면 바이러스인지, 세균인지, 곰팡이 때문인지 빨리 진단받아야 한다”며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금세 심각한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콘택트렌즈 안전사용 수칙. 사진제공=질병관리청

◆콘택트렌즈 안전사용 수칙=콘택트렌즈 착용에 따라 감염각막염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눈에 정상적으로 서식하는 정상세균보다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병원균들이 많다. 이는 콘택트렌즈 탈부착 시 또는 저장용기에 보관 도중 세균에 오염될 때가 빈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안전한 콘택트렌즈 사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콘택트렌즈와 저장용기, 세척액 등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 심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가시아메바 감염 예방을 위해 콘택트렌즈를 세척할 때는 절대 수돗물을 사용해선 안 된다. 가시아메바는 토양이나 물에서 흔히 발견되는 기생충의 일종이다.

콘택트렌즈와 관련된 감염각막염의 가장 흔한 원인균인 ‘녹농균’은 빠른 속도로 각막을 파괴할 수 있으므로, 확인된 즉시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녹농균은 감염되면 녹색 고름이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눈부심‧시력저하‧눈물흘림과 함께 고름이 발생한다.

특히 다른 사람의 콘택트렌즈를 서로 바꿔 끼는 일은 절대 금물이다. 콘택트렌즈에 세균이 남아있을 경우 감염을 전파할 수 있으며, 렌즈에 남아 있는 눈물 성분을 통해서도 유행성각결막염, B형 간염, C형 간염과 후천성면역결핍증(AIDS‧HIV)까지 전파될 수 있다. 흔히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서로 다른 색깔의 컬러렌즈를 친구들끼리 교환해 끼는데, 절대 해선 안 된다. 특히 허가받지 않은 공법으로 제조된 컬러렌즈는 세척 후에도 세균이 발견될 때가 많고 감염의 위험성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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