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수단된 ‘에어태그’… 애플·구글, 추적 차단에 맞손

분실물 위치확인 장치 악용되자
기술 개발 협력 올해말 도입기로

애플 ‘에어태그’. 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과 구글이 ‘에어태그’등 물품 위치 추적 기기를 악용한 스토킹 범죄차단을 위해 기술 개발에 함께 나선다.

2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과 구글은 이날 에어태그와 같은 위치 추적 장치가 허가 없이 사람들을 추적하는 데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기술 표준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은 “원하지 않는 추적 등 블루투스 위치 추적 장치의 오용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업계 표준을 만드는 데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표준을 통해 에어태그에 의해 추적되고 있는 사용자는 애플 운영체제(iOS) 및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통해 경고 알림을 받을 수 있다. 갤럭시 제조업체 삼성전자와 스마트 블루투스 위치 추적기기 업체 치폴로, 유피 시큐리티 등도 모두 표준을 만드는 데 지지를 표명했다.

애플과 구글은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올해 말까지 자사 운영체제인 iOS와 안드로이드에서 해당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날 표준 개발 조직인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에 기술 사양서 초안을 제출했고 3개월의 검토가 끝나면 해당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에어태그는 동전 모양의 블루투스 기기로 열쇠나 지갑 등 개인 물건에 부착하면 즉각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추적장치다. 당초 물품 분실을 예방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2021년 출시 이후 에어태그에 따른 스토킹 피해가 이어지면서 제품 악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스토커들이 은밀히 피해자의 뒤를 쫓는 데 에어태그가 활용됐기 때문이다. 에어태그에 따른 스토킹 피해에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 법원에 두 여성이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에어태그로 추적당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에어태그가 악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를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고 애플을 비난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