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윤관석·이성만, 등 떠밀려 탈당

■ 민주당, 또 ‘꼬리 자르기’
윤관석, 당대표와 저녁식사 뒤 결단
이성만 “검찰의 정치공세 부분 있어”
내홍에 쇄신위한 활로 취지지만
지도부 거취압박에 ‘백기’든 듯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3일 자진 탈당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이어 돈봉투 사건으로 당이 걷잡을 수 없는 내홍에 휩싸인 만큼 쇄신을 위한 활로를 열어주겠다는 취지이지만, 사실상 당 안팎의 압박과 지도부 설득에 떠밀려 ‘백기’를 든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윤·이 의원은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안팎의 탈당 권유를 수용하기로 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백브리핑에서 “그간 당에 많은 누를 끼치고 국민을 걱정하게 한 점 송구하다”며 “앞으로 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하되 탈당을 결단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 역시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가 검찰의 정치 공세인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윤 의원과 함께 탈당하고 법적 투쟁으로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녹취록을 통해 기초적인 사실관계가 드러난 상황임에도 여전히 ‘정치 검찰’ 프레임을 앞세우고 있는 것이다.

윤 의원은 앞서 지난 2일 이재명 대표, 조정식 사무총장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와 조 사무총장은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탈당을 결심해달라”고 설득했고, 윤 의원은 고심 끝에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 의원은 지도부의 자진 탈당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지역 당원 결의안을 당에 제출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당 안팎의 압박과 흔들리는 민심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 반응과 관련해선 “끝까지 함께 못하는 부분에 대해 아쉽고 안타까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며 “결단을 해줘 감사하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두 의원이 자진 탈당 결심을 굳히면서 민주당은 위기 극복을 위한 1차 고비를 넘은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박광온 원내대표 선출 이후 처음 열리는 의원총회를 통해 향후 마련될 ‘쇄신 의총’에서 논의할 안건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몇 차례로 나눠서 밀도 있게 쇄신 의총을 열 것”이라며 “모든 의원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국민 대상 웹 조사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원들 생각과 국민의 바람을 빅데이터로 만들어 두 번째 의총에서 설명한 뒤 마지막 의총에서 최종 방안을 국민께 보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윤석·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