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의 두얼굴...얼라인, SM주식 뒷거래 논란

박은비 기자 2023. 5. 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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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주식대여로 공매도 활용 가능성 등 비판
"지분 계속 보유…기존 입장 배치 안 돼"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던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모회사가 갖고 있던 에스엠(SM) 지분을 전량 팔고, 자사가 보유한 주식은 대차거래에 제공하는 등 수십억원대의 이익을 챙겨 뭇매를 맞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얼라인파트너스 모회사 얼라인홀딩스는 SM 주식 1만주를 지난 3월21일~24일 주당 평균 11만1950원씩 총 11억1950만원에 매도했다. 하이브의 인수 포기로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고 카카오 공개매수가 진행 중이던 시점이다.

또 같은 달 14일에는 얼라인파트너스 보유지분 26만8500주를 증권사에 한 달간 주식을 빌려주는 대차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수수료는 보유지분가치의 3% 가량이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유상으로 빌려주는 장외거래로 계약 기간이 끝나면 그대로 돌려받는다. 이때 빌린 주식은 대부분 공매도로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돼 대차거래로 공매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여해준 주식이 공매도에 활용되면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논란이 되자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국내의 많은 개인, 펀드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장기 보유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주식대여로 수익률을 제고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운용 방식"이라며 "기회가 있다면 펀드 투자자들을 위해서 당연히 고려해야 하는 옵션"이라고 반박했다.

주식 매도와 관련해서는 "얼라인파트너스가 앞에서는 사람들한테 주식을 사라고 하고 뒤에서는 다 팔고 나간 것처럼 느껴지게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분을 변동 없이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회사인 얼라인홀딩스에서 재무·행정적 이유로 소규모 지분만을 법률적으로 문제 없는 시점에 최선의 방법으로 처리한 것 뿐"이라며 "매도 단가도 11만1950원으로 현재가보다도 낮다"고 언급했다.

매도한 지분은 펀드 설정 이전인 지난 2021년 5~8월 투자 목적으로 사들인 후 보유하고 있던 물량이라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지분 매각 목적은 운용비용 충당 등 재무적인 이유를 들었다.

얼라인파트너스 측은 "자금 마련을 위해 지분을 매도할 필요가 있었으나 행동주의 캠페인이 진행 중인 상태여서 매도하지 못하고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비용을 충당하고 있었다"며 "얼라인홀딩스 보유 지분(1만주)이 소규모임에도 이사 취임 이후에는 거래가 실질적으로 제한되고 여러가지 행정적인 번거로움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돼 가급적 이사 취임 전 정리하고자 한 것"이라고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10월5일 이후 SM 주식을 추가 취득하거나 처분한 사실이 없고, 현재 보유지분 26만8500주(1.12%)로 지난 3월 말과 동일하다는 입장이다. 매각대금은 차입금 상환, 비용 지급 등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운전자본으로 유보해둔 상태다.

시장에서는 최근 행동주의펀드들의 주주제안이 크게 증가했지만 소액주주를 확보하는데 한정되거나 단기 수익만 추구하는 한계를 드러내는 등 용두사미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행동주의 단독으로는 기업의 행동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와 연합하거나 기관투자자 또는 일반주주를 우호 세력으로 만드는 게 필수"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주행동주의가 제기하는 이슈가 일관성 있고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식을 장기적으로 보유하고자 하는 얼라인파트너스로서는 주가 하락을 도모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카카오 공개매수에 참여하거나 출구 전략을 만들지 않고 지속 보유하면서 일시 주식대여로 수익률 제고를 도모하는 것은 SM 주식을 장기 보유하면서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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