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광대들의 총출동…세대 아우르는 ‘무언의 서커스’

2023. 5. 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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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없이 교감하는 마법의 세계”
‘스노우쇼’, 10일부터ㆍLG아트센터 서울
‘블리자드-눈보라’, 5~6일 고양아람누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6~28일 올림픽홀
‘전설적인 광대’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LG아트센터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휘영청 달 밝은 하늘 아래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로 모험을 떠나는 ‘꿈의 세계’가 열린다. 말 한 마디 보태지 않아도 통하는 ‘무언의 무대’. 이 곳엔 동화 같은 상상과 인생의 희노애락이 뒤섞인다.

공연계에 따르면 슬라바 폴루닌, 프릭 파브리끄 등 세계적인 서커스 아티스트들이 한국을 찾아 독특한 ‘아트 서커스’의 정수를 풀어낸다.

8년 만에 한국을 찾는 ‘세계적인 광대’ 슬라바 폴루닌은 “‘대사 없이 표현하는 것’은 무대 위의 그 어떤 대사보다도 정직하고 자연스럽다. 시각적 언어(visual language)는 훨씬 풍성하고 친밀하고 복잡미묘한 것을 표현할 수 있다”며 “자신의 세계를 창조하는 광대들의 이야기는 대사가 없어도 연기자와 관객 사이에 미묘한 교감을 만들어 마법을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전설적인 광대’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LG아트센터 제공]

■ 봄에 만나는 새하얀 눈보라와 광대극

생동하는 봄의 한가운데로 새하얀 눈보라가 몰아친다. ‘눈’을 주요 테마로 한 세계적인 서커스 단체들이 동시에 한국을 찾는다. 슬라바 폴루닌과 캐나다 퀘백의 아트 서커스 단체 프릭 파브리끄다.

먼저 러시아 ‘최고의 광대’이자, 찰리 채플린, 마르셀 마루소와 함께 ‘전설적인 광대’로 불리는 슬라바 폴루닌은 ‘스노우쇼’와 함께 한국 관객과 만난다. 지난달 30일 대전에서 시작, 진주(5월 4~6일), 서울(10~21일, LG아트센터 서울), 대구(24~27일, 수성아트피아), 울산(31~6월 3일, 현대예술관)으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1993년 러시아에서 초연된 ‘스노우쇼’는 지난 30여 년간 전 세계 100개 이상의 도시를 투어,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만났다. 영국 올리비에 어워드, 뉴욕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등 권위 있는 연극상을 수상했고, 영국 웨스트엔드와 미국 브로드웨이에도 진출했다.

공연은 슬라바 폴루닌이 유년시절을 보낸 러시아의 하얀 눈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노란 포대자루 옷을 입고, 빨간 코를 붙인 사랑스러운 8명의 광대들은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은 이야기를 펼쳐내며 상상을 초월하는 상상력 가득한 무대를 보여준다. 공연의 중요한 줄기는 단연 ‘눈’이다. 공연장에 입장한 관객들은 객석 구석 구석에 쌓여있는 눈과 만난다. 공연 동안 무대 위로 흩날려 오던 눈은 엔딩 장면에선 엄청난 눈보라가 돼 객석으로 몰아친다. ‘스노우쇼’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전설적인 광대’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LG아트센터 제공]

‘스노우쇼’는 보기만 하는 쇼는 아니다. 관객들의 참여도가 높다. 공연이 시작되면 화살에 맞은 광대가 객석으로 뛰어들고, 관객의 물건을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주는 장난을 친다. 관객들과 눈싸움도 필수. 남녀노소 세대 통합의 ‘축제의 장’이 열리는 공연이다.

슬라바 폴루닌은 “‘스노우쇼’에는 우정, 고독, 삶과 죽음 등 단순하지만 영원히 지속되는 우리 인생의 중요한 요소들을 이야기한다”며 “이 공연을 통해 유년시절에만 느낄 수 있었던 알록달록한 세상, 솔직함 감정, 작지만 소중한 디테일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며 관객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어린날의 꿈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퀘백 아트 서커스’의 차세대 주자로 불리는 프릭 파브리끄(Flip Fabrique)의 ‘블리자드(BLIZZARD)- 눈보라’ [고양문화재단 제공]

‘퀘백 아트 서커스’의 차세대 주자로 불리는 프릭 파브리끄(Flip Fabrique)는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프릭 파브리끄는 캐나다의 세계적인 서커스 그룹태양의 서커스에서 활동한 브루노 가뇽이 2011년 동료들과 만든 단체로 대표 공연 ‘블리자드(BLIZZARD)- 눈보라’(5~6일, 고양아람누리)를 들고 왔다. 경기를 시작으로 강릉(5/12~13, 강릉아트센터), 김해(5/27, 김해문화의전당)로 이어지는 투어다.

‘블리자드-눈보라’는 2019년 퀘벡시 르 디아망극장에서 초연, 에딘버러 프린지, 파리 빌레트극장 등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약 200여 회 공연했다.

공연의 백미는 단연 ‘눈’이다. 무대 위를 새하얀 눈보라로 만들어 ‘환상의 세계’로 뒤바꾸고, 독특한 유머와 완벽한 서커스로 관객을 홀린다. 특히 아슬아슬한 곡예, 공중 댄스, 롤러 블레이드, 훌라후프, 저글링 등 완성도 높은 고난도 서커스의 진수를 보여준다.

고양문화재단 관계자는 “일반적인 서커스 원형극장에서 벗어나 현대인들의 삶을 표현하는 심플한 무대로 색다른 공연예술의 즐거움을 만날 수 있는 무대”라며 “음악감독이자 연주를 맡은 벤은 각각의 곡예마다 자신이 작곡한 곡을 연주하며 무대를 한층 생동감 있게 만든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월드쇼마켓 제공]

■ 꿈과 환상의 모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신비한 모험의 세계도 시작된다. 루이스 캐럴의 소설로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다시 태어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5월 26~28일, 서울 올림픽홀)가 서커스로 한국을 찾는다.

영화 속에서나 구현이 가능했던 기발한 세계는 무대 위에서도 살아났다. 앨리스와 흰 토끼, 모자장수, 초승달 토끼, 체셔 고양이들이 등장해 관객을 사로잡고, 수수께끼 같은 무대장치와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모던발레가 합쳐진 뮤지컬부터 서커스, 아크로바틱 아트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한 역동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서커스 예술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우크라이나 국립 서커스 단장 마리아 렘네바(Maria Remneva)가 감독을 맡은 작품이다. 유럽 최고의 배우들과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공중체조 선수, 서커스 예술의 국제적인 선수들이 무대를 메운다.

이 공연은 화려함의 극치다. 상상 속에서 펼쳐진 원더랜드를 구현하기 위해 예측 불허의 조명 효과와 압도적인 3D로 구현되는 대형 LED, 수백 개의 의상 등 다양한 장치들이 총동원했다.

공연기획사 월드쇼마켓 관계자는 “서커스와 공연을 독특하게 결합하여 예측할 수 없는 연출로 관객들을 동화의 세계로 이끈다”며 “다양하고 재미있는 캐릭터와 중력 법칙의 한계에 닿는 원의 곡예, 퍼포먼스 간의 역동적인 전환 등 평범한 회색의 세계와 원더랜드의 대비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볼거리로 구성했다”고 귀띔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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