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FA 3명 쇼핑했는데…롯데-한화 왜 성적은 천지차이일까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똑같이 외부 FA를 3명씩 영입했는데 왜 결과는 천지차이일까.
지난 스토브리그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팀은 역시 롯데와 한화였다. 이들은 '통 큰 투자'를 감행하며 FA 시장을 주도했다.
수년간 안방이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됐던 롯데는 FA 시장에 나온 포수 유강남을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하면서 한방에 약점을 커버했다. 외국인타자 딕슨 마차도가 떠난 이후 다시 롯데의 고민거리가 됐던 유격수 역시 FA로 해결했다. 노진혁과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을 체결한 것. 여기에 롯데는 선발과 불펜 모두 경험이 풍부한 FA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까지 3+1년 총액 40억원에 잡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겨울을 보냈다. FA 트리오에 투자한 금액만 총액 170억원에 달했다.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도 움직였다. 중심타선 보강이 시급했던 한화는 LG에서 4번타자로 활약한 FA 채은성을 6년 총액 90억원에 사인하더니 선발과 구원 모두 가능한 전천후 투수 이태양과 4년 총액 25억원,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오선진과 1+1년 총액 4억원에 계약하면서 팀의 전력을 살찌웠다. 앞서 내부 FA 장시환과 3년 총액 9억 3000만원에 계약한 한화는 FA 계약에만 128억 3000만원을 쏟아 부으며 화끈한 투자의 마침표를 찍었다.
롯데는 파죽의 9연승을 질주하면서 리그 1위에 등극하며 일대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FA 트리오인 유강남(타율 .222), 노진혁(타율 .270), 한현희(평균자책점 7.17) 모두 소름이 끼칠 정도로 활약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력의 안정화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특히 유강남과 노진혁의 가세로 센터라인에 안정감을 심은 것은 과거 수비 때문에 숱한 좌절을 맛봤던 롯데가 올해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롯데의 전력보강은 FA 시장에서만 이뤄진 것이 아니다. 타팀에서 방출된 선수들도 면밀히 체크했고 안권수(타율 .318), 김상수(평균자책점 0.79), 신정락(평균자책점 4.05), 윤명준(평균자책점 4.26) 등 적극적으로 영입하면서 가용 자원의 폭을 넓혔다. 즉시전력감인 선수들이 대거 가세하면서 벤치에서도 뎁스를 활용한 야구를 펼치고 있다. 개막전에 등판하고 시즌 아웃된 이민석과 현재 1군 전력에서 이탈한 황성빈 등 부상자가 발생해도 다른 전력으로 그 공백을 커버한다.
반면 한화는 채은성이 3할대 타율(.306)에 타점 20개로 타선을 이끌고 있지만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외국인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가 타율 .127로 무너지고 2군으로 내려갔고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정은원과 김인환은 타율이 2할대 초반에 그치고 있다. 음주운전 파문을 일으켰던 하주석의 빈 자리를 메우는 것 또한 실패했다. 믿었던 오선진마저 타율 .140으로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투수진에서도 개막전 선발로 나왔던 외국인투수 버치 스미스가 1경기만 뛰고 부상으로 팀을 떠나는 악재를 맞았다. 하루 아침에 에이스가 사라진 타격은 컸다. 이태양은 홀드 1개와 평균자책점 2.70으로 활약하고 있고 문동주도 미래의 에이스로 쑥쑥 성장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또한 불펜에 가용 자원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정우람의 계보를 이을 마무리투수를 누구라고 자신 있게 내세울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한화는 수년간 리빌딩을 진행한 팀이다. 이미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정리하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데 집중했고 당연히 베테랑이 즐비한 방출선수 시장도 눈여겨보지 않았다. 여기에 FA 영입과 더불어 화룡점정을 찍어야 했던 외국인선수 농사가 흉작으로 이어지면서 고난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롯데도 외국인 원투펀치가 고전하고 있지만 외국인타자 잭 렉스는 팀내 최다인 17타점을 올리며 중심타선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어 한화보다 사정이 훨씬 나은 편이다.
공교롭게도 양팀 모두 지난 해 하위권을 전전했던 팀들이라 'FA 효과'가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을 일으켰다. 그런데 양팀의 격차가 이렇게까지 벌어질 것이라 예상한 이는 얼마나 있었을까. 초반 레이스의 결과는 분명 예상 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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