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대통령 노래의 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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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임 때 가장 인상적인 명장면은 무반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를 불렀을 때일 것이다.
흑인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을 때 6월 17일 핑크니 목사의 장례식에서 추모 연설을 하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잠시 침묵하더니 '어메∼이징 그레이스, 하우 스위트'라며 노래를 불렀다.
결과적으로 보면 유명 가수의 공연보다 윤 대통령의 노래 한 소절이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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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임 때 가장 인상적인 명장면은 무반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를 불렀을 때일 것이다.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21세 백인 남성이 흑인들이 주로 다니는 한 교회에 총기를 난사해 클레멘타 핑크니 목사를 비롯해 9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흑인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을 때 6월 17일 핑크니 목사의 장례식에서 추모 연설을 하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잠시 침묵하더니 ‘어메∼이징 그레이스, 하우 스위트’라며 노래를 불렀다. 추모객들이 하나둘 따라 불렀고, 긴장감이 흐르던 장례식장은 한순간 분위기가 반전됐다. 어느 연설보다 노래가 가지는 힘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다.
‘저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지난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선거 광고에서 직접 통기타를 치며 ‘상록수’를 불렀다. 투박하지만, 그 정서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달됐다. 1997년 대선 때도 김대중·김종필·박태준 3명의 노(老)정치인이 DJ DOC의 ‘DOC와 춤을’을 개사한 노래를 율동과 함께 부르는 파격을 보였다. 이 캠페인 한 장면으로 꼰대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큰 효과를 봤다. 이처럼 정치에서 수백 마디 말보다 노래 한 곡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할 때가 많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방문 때 만찬장에서 부른 돈 매클레인의 ‘아메리칸 파이’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백악관 측이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곡을 만찬 배경음악으로 하겠다’고 해서 알려줬는데, 즉석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노래를 권유해 부르게 됐다고 한다. 이 장면이 이번 국빈방문의 최고 화제로 떠올랐다. 회담 전 인기 걸그룹 ‘블랙핑크’ 공연이 추진되다가 윤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가 안 돼 무산되면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경질되는 등 파문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유명 가수의 공연보다 윤 대통령의 노래 한 소절이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셈이다. 노래는 잘하는 것보다 진정성이 사람들에게 더 큰 감동을 준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야당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지만, 윤 대통령이 국내 정치에서도 이런 진정성 있는 파격을 보인다면 지지율 걱정은 별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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